분류 전체보기2676 우리 죄가 이리 큽니다 한종호의 너른 마당(20) 우리 죄가 이리 큽니다 하나님, 만물이 푸르른 계절이 왔습니다. 겨우내 숨죽여 지냈다고 여긴 생명이 알고 보니 지금의 순간을 준비하는 나름의 고투를 겪어 온 것을 새삼 알겠습니다. 그건 어딘가로 도피하거나 또는 기력이 쇠해져서 안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긴 인내와 간구 속에서 이루어진 사건임을 고백할 수 있습니다. 꽃들이 피고 개구리의 모습이 보이고, 새들이 지저귀는 산하가 아름답습니다. 나무들이 하늘을 수놓는 화단이 되고 사람들은 그걸 바라보며 즐거워합니다. 실로 하나님께서 만드신 이 세상이 이토록 절경입니다. 그건 애초에 에덴동산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깨닫게 해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리 저리 얼룩진 이 세상도 이렇듯 하나님께서 생명의 기쁨을 따로 마련해놓으셨는데.. 2015. 5. 13. 아무리 그래도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니…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13) 아무리 그래도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니… - 아브라함 이야기 1 - 1. 목사와 버스 운전사가 천국에 갔는데 운전사는 대궐 같은 집을 배정받았고 목사는 초라한 집을 배정받았단다. 목사가 베드로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베드로 왈, “당신이 설교할 때 청중은 졸았지만 운전사가 운전할 땐 하도 위험하게 운전해서 승객들이 ‘주여, 여기서 살려주신다면 교회에 잘 나가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너는 사람들을 졸게 만들었고 저 친구는 기도하게 만들었으니 큰집에 살 자격이 있는 거다.” 연설이 됐든 설교가 됐든 글이 됐든 지루하지 않아야 하는 건 매 한 가지다. 존 웨슬리는 설교시간에 한 사람이라도 졸면 설교를 중단했다지 않나. 이런 얘기로 글을 시작하는 건 이 글 내용이 그리스도인.. 2015. 5. 12. 종교와 근본주의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20) 종교와 근본주의 사람들은 왜 종교를 택할까? 다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일 텐데, 때로는 종교 때문에 더 심각한 갈등과 분열이 생겨나기도 한다. 다들 생각이 있고 뜻도 있어 ‘무언가’를 주장하는 것일 텐데, 그런 주장 행위 때문에 적잖은 아픔과 균열, 그리고 분쟁이 생겨난다. 때론 그것이 구호나 추상적 이념 논쟁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으로 나아가 실질적 피해가 생겨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또 근본주의가 문제라는 서늘한 비판이 회중의 입에 오르내린다. 왜 그럴까? 행복하자고 택한 종교인데. 왜 그 때문에 괴롭고 힘든 상황이 펼쳐지는 것일까? 도대체 종교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종교는 커다란 벽이 되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들 인간에게 종교는 어떤 것이.. 2015. 5. 11. 부처님의 미소와 예수님의 얼굴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19) 부처님의 미소와 예수님의 얼굴 “그들이 눈을 들어 살피니 아무도 없고 예수 그분만 보였다”(마태복음 17:1-9). 어느 해인가 결혼 주례를 위해 경주땅을 난생 처음 밟게 된 필자는 토함산 석굴암의 부처님 상을 보러 갔다. 의연한 본존상이 짓는 그윽한 미소에서 필자는 이제껏 세계 어느 곳에서 본 형상보다 위엄 있고 경건한 인간상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인류가 돌에 새긴 가장 위대한 작품을 꼽으라면 서슴없이 석굴암의 아미타불을 들게 되었다. 사람은 볼품이 있어야 한다. ‘미모는 말없는 추천장’이라는 속담도 있다. 늠름한 풍채에 멋진 외모는 여인의 눈길만 끄는 것이 아니라 남자의 선망도 일으킨다. 아리따운 여인을 바라보는 모든 남성의 눈빛에는 “아, 드디어 나타났구나!”.. 2015. 5. 10. 이용문ㆍ박정희의 부산 쿠데타 음모 김삼웅의 광복 70주년 역사 키워드 70(21) 이용문ㆍ박정희의 부산 쿠데타 음모 6.25 전란시 피난 수도 부산에서 군사 쿠데타가 기도되었다. 일부 군인들이 이승만 대통령을 축출하고 장면 전 국무총리를 옹립하려는 계획이었다. 쿠데타 주동인물의 하나는 박정희 대령이었다. 박정희는 당시 육본 작전교육국 차장이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할까. 1952년 여름 이승만을 축출하고 장면을 추대하려고 기도하였던 박정희는 그로부터 9년 후 장면 정권을 전복하고 스스로 군사정권을 수립했다. 6ㆍ25 전란기에 첫 발을 뗀 쿠데타 모의는 길지 않은 우리 헌정사에서 몇 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5ㆍ16쿠데타’와 쿠데타적 사건인 ‘12ㆍ12’, 그리고 ‘5ㆍ17 쿠데타’가 그것이다. 10월 유신도 엄격한 의미에서는 친위 쿠데타에.. 2015. 5. 10. 살아 있는 성전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19) 살아 있는 성전 하나님의 형상이자 그분과 똑같은 모습의 영혼을 가진 우리는 새로운 성전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후배 채희동 목사의 부인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당시 채희동 목사는 온양의 한 가난한 교회를 섬기고 있었는데, 성전 건물이 너무 낡아서 헗고 다시 세우기로 교우들과 뜻을 모았다. 마침 그는 자기가 쓴 책을 출간하여 인세로 받은 돈 1,000만원이 있어서 그걸 교회에 건축비로 헌금했다. 물론 당장 성전을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지만. 그는 그 돈을 성전 건축을 위한 종자돈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 무렵 새로 나온 교우 중에 형광등을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이가 고관절이 망가져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걸을 수도 없을 지.. 2015. 5. 9. 실바와 빌하, 조용히 어머니로만 살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17) 실바와 빌하, 조용히 어머니로만 살다(2) 1. 들어갈 때 다르고 나갈 때 다른 게 사람이란다. 레아도 그렇고, 라헬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라헬은 요셉을 낳기 전까지는 빌하가 낳은 두 아이들을 통해서 한풀이를 하는데, 요셉을 낳고서는 “하나님이 내 부끄러움을 씻으셨다”고 말한다. 라헬은 빌하가 단을 낳았을 때, 자신이 단을 출산한 것처럼, “하나님이 내 억울함을 푸시려고 내 호소를 들으사 내게 아들을 주셨다”고 제 심경을 토로했다. 그리고 빌하가 납달리를 낳았을 때도 자신이 출산한 것처럼, “내가 언니와 크게 경쟁하여 이겼다”고 자랑스러워한다. 2. 이처럼 레아와 라헬은 그들이 자녀를 출산하지 못할 때에는 자신들의 시녀들을 통해서 출산 경쟁을 지속하면서 시녀들이 낳.. 2015. 5. 9. 구로사와 아키라의 인간 탐구 꽃자리의 종횡서해(10) 구로사와 아키라의 인간 탐구 -구로사와 아키라 《자서전 비슷한 것》-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1910-1998)는 으로 1951년 베니스 영화제 그랑프리, 제 24회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수상해 일본 영화를 처음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한 20세기 일본 영화계 최고의 거장이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적인 감독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비슷한 것》은 한마디로 ‘인간에 관한 이야기’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구로사와를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만드는데 기여한 가족, 친구, 그리고 스승에 관한 이야기다. 4남 4녀의 막내로 태어난 구로사와는 어린 시절 네 살 위의 형 헤이고(소학교 1, 2학년 무.. 2015. 5. 7. 일요일에만 살아계신 하나님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9) 일요일에만 살아계신 하나님 “그들이 나무를 향(向)하여 너는 나의 아비라 하며 돌을 향(向)하여 너는 나를 낳았다 하고 그 등을 내게로 향(向)하고 그 얼굴은 내게로 향(向)치 아니하다가 환난(患難)을 당(當)할 때에는 이르기를 일어나 우리를 구원(救援)하소서 하리라”(예레미야 2:27).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늘 그를 바라보는 것이다. 해바라기가 종일 얼굴을 돌려가며 해를 바라보듯이 누군가를 사랑하면 나도 모르게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게 된다. 그야말로 오매불망하게 된다. ‘오매불망寤寐不忘’이 ‘잠 깰 오’(寤)에 ‘잠 잘 매’(寐), ‘아닐 불’(不)에 ‘잊을 망’(忘)이 합해진 것이니, 말 그대로 자나 깨나 잊지 못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2015. 5. 6. 이전 1 ··· 264 265 266 267 268 269 270 ··· 2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