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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자리의 '사람 사람 사람'5

책임을 면탈하려는 부끄러운 세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책임을 면탈하려는 부끄러운 세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하늘도 같은 위로가 필요해서 그러는 것일까. 오전에 맑던 날씨가 오후 들어 찌푸러지더니 가는 비가 안개처럼 슬픔을 반추하는 듯했다. 세월호 참사 2주기인 지난 4월 16일 오전, 오후의 예정된 스케줄 때문에 이른 아침 시간 밖에는 여유가 없었다. 새벽에 집을 나서서 지하철을 세 번 갈아타고 안산의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작년 1주기 때에는, 러시아 선교사에서 물러나 안산에 계시는 이형근 목사님 내외분의 안내로 분향소를 찾았다. 그러나 올해는 어제부터 이 목사님을 찾았으나 연락이 닫지 않았다. 사모님께서 얼마 전 귀천(歸天)하신 후 눈마저 어두워 자유롭게 외출도 못하시기에 이 목사님도 방문하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았다. 반월을 지나면서부터 옆의 승객들에게.. 2016. 4. 19.
마음의 사진, 그리운 사람들 꽃자리의 사람, 사람, 사람(4) 마음의 사진, 그리운 사람들 - 사진 작가 신미식 - 사진가는 사진으로 말한다. 서른이 넘어서 사진을 시작하고 100여 개 국을 여행하며 수만 가지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신미식(53) 작가 역시 사진 너머로 수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도통 머물러 응시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통에 잃어버렸던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그가 건네는 이야기, 카메라 앵글로 포착한 자연과 사람, 세상의 모든 ‘얼굴’들을 통해 다시 느낀다. 기쁘고 따뜻하고 아름답고, 또 슬프고 먹먹하고…. 마흔 둘부터 펴내기 시작한 사진집이 벌써 서른 권에 이르고, 여전히 설레는 마음으로 셔터를 누르는 그를 갤러리 카페 마다가스카르에서 만났다. 사진 김승범 ‘아프리카 사진가 신미식’ 잡지사 디자이너였던 그가 사진을.. 2015. 3. 16.
유영모와 함석헌, 광활한 정신세계 꽃자리의 사람, 사람, 사람(3) 유영모와 함석헌, 광활한 정신세계 우리의 기독교 신앙 역사 속에는 소수의 굵직굵직한 이들이 선두에 서서 미답(未踏)의 경지를 개척해나갔다. 특별히 유영모와 함석헌 선생이 그러하다. 그 미답의 경지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동양인들의 삶과 기독교 신앙을 깊숙이 만나게 하려 했던 점에 있다. 다시 말해서, 서양이 전해준 기독교 신앙과 그 신학 체계를 그대로 받아들여 신주단지처럼 떠받들고 모시려했던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호흡과 우리의 역사, 우리의 삶을 기반으로 하여 기독교 신앙의 의미를 재해석해 들어갔던 것이다. 유영모와 함석헌의 이러한 자세가 언제나 옳았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이러한 시도는 우리 자신의 현실에서 기독교 신앙으로 다가가는 능력을 길러나가는 데 .. 2015. 2. 12.
문익환의 목소리가 그리운 것은… 꽃자리의 사람, 사람, 사람(2) 문익환의 목소리가 그리운 것은… 늦봄 문익환, 그 이름 석 자는 이 나라 신학과 운동과 역사에 박힌 빛나는 보석이다. 퇴색하지 않는 아름다움이요, 늘 푸른 힘을 주는 생기이다. 책상물림으로 앉아 있던 구약성서학자가 들판에 나와 광야의 소리로 변신하자 역사는 꿈틀거렸고, 함께 춤을 추었다. 그리고 고난의 시대를 기운차게 뚫어내었다. 이 나라 신학과 운동과 역사에 박힌 빛나는 보석 그 문익환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어언 20여 년이 지났다. 산천은 변했으나 그 맑은 미소와 청아한 꿈은 아직도 여전히 우리에게 뜨거움으로 있다. 목사이면서 목사로만 머물지 않았으며, 시인이면서 시인으로 그치지 않았고 학자이면서 학자로 멈추지 않았다. 정치의 소용돌이에서 야욕이 없었고, 존경의 상.. 2015. 2. 1.
트루에 오르겔, '바람 피리의 꿈' 꽃자리의 ‘사람 사람 사람’ (1) 트루에 오르겔, '바람 피리의 꿈' - ‘파이프 오르간’을 짓는 사람, 홍성훈을 만나다 - 어릴 적 교회 예배당에는 성가대 자리 바로 옆에 피아노가 있었고, 반대편 저 멀리 한쪽 구석에 파이프 오르간이 외롭게 있었다. 그 큼지막한 나무 상자 뒤에는 반주하는 선생님이 숨어있었다. 그 속에서 무얼 하는지 늘 궁금했다. 아무도 없는 시간에 가까이 가 보았던 오르간의 정체는 조금 더 큰 피아노 정도일 거란 예상을 깨고, 층을 이룬 건반들과 바닥을 뒤덮은 여러 개의 페달로 독특한 모양을 한, 이제껏 보지 못했던 괴상한 물건이었다. 예배 시간에 성가대의 찬양이 시작되면, 파이프 오르간은 그만의 신비하고 묵직한 소리로 예배당 공간을 온전하게 채우고 울렸다. 그때 내 몸을 진동시켰던.. 2015.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