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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자리> 출간 책 서평72

패배의 승리 장기려는 부산모임에서 후지이 다케시를 가장 많이 소개했다. “나의 존경하는 후지이 다케시 선생”이란 글이 대표적이다. 후지이 의 요한계시록과 누가복음 강해와 단테의 『신곡』, 구약성서의 창세기와 시편, 예수의 부활, 사도 바울의 사랑의 철학 같은 글들도 번역 해 《부산모임》에 실었다. 1970년대 중반에 복음병원 내의 분규로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낼 때는 후지이 다케시가 쓴 “패배의 승리”를 읽고 또 읽었다. 그 글이 후지이 사상의 핵심이고, 살아오면서 자신이 어려운 순간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붙들었던 해결책이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제자나 후배 교수들은 패배의 승리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듯하다. 1970년대나 지금이나 이 짧은 글은 개신교 신학을 잘 모른다면 이해가 쉽지 않다. 다음은 “패배의 승.. 2023. 10. 7.
영혼의 때를 밀고 오만과 위선을 벗는 일 저자 지강유철 선생이 장기려 선생에 대해 쓴 평전을 잘 읽었다. 이 책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먼저 장기려 박사와 필자가 교제한 내용을 간단히 말씀드리겠다. 필자는 장기려 선생을 생전에 두어번 뵌 적이 있다. 1970년대 중반에 부산 산정현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장 박사께서 내게 오후에 잠시 말씀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순종한 적이 있다. 또 1990년대 초에 일가 김용기 선생을 기리는 일가상위원회에서 장기려 선생을 수상자로 결정하고 손봉호 교수와 나를 부산 장기려 선생께로 보냈다. 장기려 선생이 일가상 수상을 거부할 수도 있으니 먼저 두 사람이 가서 장 박사를 설득시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가 내려가서 말씀드렸지만 장 박사는 이제 세상의 어떤 상도 받지 않켔다고 하시면서 거절했다. 이 기회에 평소 .. 2023. 7. 28.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 바보처럼 주님을 섬기다 간 사람 윤 집사님, 이제쯤엔 귀래에도 여름의 기운이 가득하겠네요. 무더운 한낮에는 사방 뻐꾸기 울음 한가하겠고, 밤꽃 향기 진동하는 밤은 서로 부르고 대답하는 소쩍새 울음으로 지나가겠지요. 산벚꽃 피고 진 산도, 막 땅내를 맡은 논의 모도 온통 초록빛이겠다 싶습니다. 마당 한 구석 우물가에 선 앵두나무에선 올망졸망 앵두가 잘 익었을 테고요. 어디를 둘러봐도 초록빛 세상인데 어디에서 붉은빛을 길어 올린 것인지, 자연의 매 순간은 그저 경이롭고 신비로울 따름입니다. 귀래에서 원주로 넘어가는 양안치 고개에도 녹색의 기운은 넘치기 시작했겠지요. 자작나무에서 돋는 연초록 잎새들의 아우성이 얼마나 눈부실까, 손을 흔들듯 윤기로 반짝이던 작은 손길들이 눈에 선합니다. 여전히 바쁘시지요? 연락을 드릴까 하다가 행여 바쁜 일정.. 2023. 7. 17.
사람을 사람으로 대했던 의사 최초이자 하나뿐인 평전 『장기려 평전』은 『한국의학 인물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과 의사 8인 중 한 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 과학 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하여 과학기술유공자로 선정(2018)한 성산 장기려(張起呂, 1911-1995) 평전이다. 정부보다 10년 앞서 의료보험(현 국민건강보험)의 성공적 실시로 가난한 환자를 위해 살다 간 장기려 관련 저서는 2023년 7월 현재 32권(성인 16, 아동 16)이 검색된다. 『장기려 평전』은 아무런 정치적 고려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장기려를 서술했다. 이전의 연구나 전기들이 지나쳤거나 외면했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고, 사안에 따라서 그의 선택이나 결정을 문제 삼았다. 그의 유족, 의사 제자, 그의 이름이나 아호를 앞세운 유관 단체의 일관.. 2023. 7. 14.
<말씀 등불 밝히고> 북토크(4) https://www.youtube.com/watch?v=xixSjzCEquY 2023. 5. 30.
<말씀 등불 밝히고> 북토크(3) https://www.youtube.com/watch?v=I1OfYJIi3kk&t=26s 2023. 5. 30.
<말씀 등불 밝히고> 북토크(2) https://www.youtube.com/watch?v=H-p7xSehnPI 2023. 5. 30.
<말씀 등불 밝히고> 북토크(1) https://www.youtube.com/watch?v=eOz95rnVEXE 2023. 5. 30.
오랫만에 성서를 주제로 쓴 책다운 책을 읽었다 곽건용 목사(이하 저자)는 ‘여는 글’을 교회와 성당에서 성서 완독 권고를 받는 교인들이 레위기와 성막 제작 방법을 지루하게 서술하는 출애굽기 25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매년 좌절하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성서 통독의 문턱을 넘지 못하게 만드는 제사장이나 성막 제작자들에게 필요한 내용은 헌법과 다르지 않는 성서 본문이 아니라 일반법이나 그 법의 시행령이나 시행 규칙에 따로 담았다면 어땠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전문적인 내용을 헌법에 포함시켜 얻는 이득보다는 성서가 너무 지루하고 따분해 매번 교인들이 ‘작심삼일’하므로 잃는 피해가 더 커 보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시행령 정치에 지치다 보니 시행령 성서까지 떠오르는 걸까. 표정과 말과 제스처만 보자면 우리 개신교 목사나 신학자들의 겸손엔.. 2022.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