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76 씨앗 속에는 숲이 약속이 들어 있다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17) 씨앗 속에는 숲이 약속이 들어 있다 영적인 것과 복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남에게 나누어주지 않는 사람이 영적이었던 적은 결코 없습니다. 모름지기 사람은 영적인 것과 복을 자기를 위해서만 간직해서는 안 됩니다. 무릇 사람은 자기 몸과 영혼 안에 지닌 모든 것을 서로 나누고, 남이 자기에게 바라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내주어야 합니다. 비바람이 몹시 심하게 부는 어느 날 밤, 남루한 차림의 거지가 성 프란체스코의 오두막으로 찾아왔다. “너무 배가 고프고 추우니, 먹을 것과 잠자리를 좀 마련해 주세요.” 프란체스코는 얼른 그 거지를 데리고 들어와서 불빛에 비춰 보니, 그 거지는 얼굴과 코가 문드러진 문둥이였다. 그는 서둘러 음식을 준비해서 정성껏 대접한.. 2015. 4. 24. 거세된 개신교 음악 지강유철의 음악정담(17) 거세된 개신교 음악 전 세계 대다수 연주회장에는 스타인웨이란 피아노가 놓여있습니다. 그만큼 스타인웨이의 성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인데, 이 악기는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각각의 악기 소리가 다릅니다. 예술의전당은 시리얼 넘버가 571318, 550699, 571309인 세 대의 그랜드 피아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바닥에서는 약칭으로 ‘318’, ‘699’ 등으로 부르지만 말입니다. 연주자들이 독주회나 오케스트라와 협연 전에 피아노를 고르는 일은 매우 중요한 통과의례입니다. 예술의 전당 피아노 중 가장 많이 사랑을 받는 악기는 ‘318’입니다. 이유는 ‘밝고 화려하면서 볼륨 있는 소리’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르카디 볼로도스, 랑랑, 안젤라 휴이트.. 2015. 4. 24. 김기석 목사의 《아슬아슬한 희망》1 구원(救援)의 지평, 기어서 넘기 - 김기석 목사의 《아슬아슬한 희망》1 - 가을의 끝자락, 초겨울의 문턱에서 김기석 목사의 열 번째 책 《아슬아슬한 희망》을 만났다. 꽃들은커녕 곱게 단풍이 든 나뭇잎들에게조차 암담한 계절, 이제는 추운 바람과 눈서리 겪는 일만 남은 계절에, 이 책은 ‘아슬아슬’하게 우리에게 왔다. 이기적으로 저만 챙기게 태어난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신학을 하면서 겨우겨우 애써가며 배워온 것들을, 김기석 목사는 그냥 ‘타고난’ 것 같다. 조개 잡고 갈매기 쫓으며 팔랑팔랑 뛰어다니느라 바닥 볼 일 없이 바빴던 어린 시절 나의 개펄에의 추억이 무색하게도, 그는 어려서부터 시선을 바닥에, 땅에 두며 살았다. “온 몸으로 바닥을 기어가는 것들에 대한 이상한 연민”(12쪽)이 있었다 한다. .. 2015. 4. 23. 김기석 목사의《말씀의 빛 속을 거닐다》2 말씀에 빛을 뿌리는 묵상과 메시지 -김기석 목사의 《말씀의 빛 속을 거닐다》 - 1. 김기석 목사의 글을 읽는 것은 큰 즐거움의 경험이다. 내 독서 경험의 반경에서 좀 과감하게 판단하자면 그는 이 땅의 목사들 중에서 가장 글을 잘 쓰는 목사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을 주업으로 삼는 목사에게 글을 잘 쓴다는 말은, 특히 이 땅에서 말씀이 유통되는 지형을 감안할 때, 단순한 칭찬 이상의 함의를 띤다. 그가 매우 섬세하게 언어를 다루는 기술이 하나님 말씀을 공들여 조탁하는 세공술로 전이되어 글과 함께 독자가 한없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감화의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니고, 겉 폼을 잔뜩 잡고 온갖 화려한 수사를 늘어놓는다고 만들어지는 세계도 아니다. 오히려 그의.. 2015. 4. 23. 김기석 목사의 《말씀의 빛 속을 거닐다》1 깊은 영성의 두레박으로 길어 올린 맑은 물 - 김기석 목사의 《말씀의 빛 속을 거닐다》 - 1. 대학을 마치고 감신대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동갑내기 동향인 김기석 목사를 만났다. 그의 큰 눈은 지금처럼 깊이 파였고 형형한 빛을 발산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군목의 소임을 위해 입대했기에 깊은 교분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그의 인상은 강력하여 소식이 끊긴 다음에도 그의 행적이 종종 궁금했다. 당시에 그는 남미로 유학을 가서 해방신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다. 강골의 기질이 느껴졌기에 “그답다”는 생각을 했는데, 십 수 년이 지난 후에 그는 문학비평가가 되어 글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는 남미대신 자신의 서재를 택했고, 민중신학 대신 문학을 택했으며,.. 2015. 4. 23. 라헬, 악착같이 살아도 남는 건 아픔뿐이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15) 라헬, 악착같이 살아도 남는 건 아픔뿐이다(2) 1. 어머니 라헬. 레아와 라헬 두 자매에게 “어머니”는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진정한 어머니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레아와 라헬을 통해서 배운다. 야곱은 결혼하기 위해 라반을 찾아갔고 거기서 매력적인 라헬을 만났다. 그리고 둘은 사랑에 빠졌다.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7년 동안 라반을 섬겼다. 야곱에게 7년은 “라헬을 위하여”(창세기 29:20,25) 기다리고 인내하는 삶이었다. 그건 순수한 사랑의 힘이면서 동시에 야곱이 천성적으로 갖고 태어난 욕망의 편집증상이었다고 생각한다. 2. 어느 결에 7년 세월이 지나고, 드디어 야곱과 라헬이 결혼할 날이 되었다. 그런데 라반을 제외한 모.. 2015. 4. 23. 역사와 현실을 외면한 영성의 무기력함 한종호의 너른마당(18) 역사와 현실을 외면한 영성의 무기력함 모든 생명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시간과 더불어 명멸(明滅)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를 알고자 하는 것은 그 생명의 시간이 기록해놓은 의미를 되새겨보고 그 위에서 성장하고자 하는 갈망에서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역사에 대한 되새김이 없는 존재는 그 생명의 성장을 바라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므로 역사에 대한 앎을 억압하는 것은 생명을 억압하는 것과 같다. 진시왕이 분서갱유(焚書坑儒)를 통해서 역사를 짓밟으려 한 것은 생명을 멸시한 소행이었고,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의 역사적 생명을 단축시키고 말았다. 이는 무엇을 말함인가? 역사에 대한 통찰력과 안목을 기르지 못하는 인생과 공동체는 그 생명을 새롭게 발전시키는데 한계에.. 2015. 4. 22. 한 사람을 살리면 모두를 살린다 한희철의 두런두런(9) 한 사람을 살리면 모두를 살린다 독일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이 전도사님을 오랜만에 만나게 된 것은 목사 안수례 때문이었습니다. 개신교의 한 교단인 감리교에서는 해마다 4월경이 되면 지역별로 연회를 여는데, 연회 일정 중 중요한 것이 목사 안수식입니다. 이 전도사님은 결코 쉽지 않았던 긴 과정을 마친 뒤 목사 안수를 받으며 제게 안수보좌를 청했습니다. 목사 안수를 받고 첫 번째로 맞이한 주일, 저는 이 목사님께 제가 섬기는 교회에 와서 설교와 축도를 해 줄 것을 부탁했지요. 마침 세월호 사고가 난지 1년이 되는 주일, 이 목사님은 설교를 시작하며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해 독일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세월호에 관한 뉴스를 보게 되었는데, 세월호에 대한 소식은 독일에서 있.. 2015. 4. 22. 산 사람의 눈과 송장의 눈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18) 산 사람의 눈과 송장의 눈 “지키던 자들은 천사를 보고 두려워 떨다가 마치 죽은 사람처럼 되었다. 그러자 천사가 입을 열어 여자들에게 말했다”(마태복음 28:1-10). 주님이 부활하셨다! 엊그제 골고다 형장에서 처형당하고 매장 당했던 그분이 다시 살아나셨다! 생사람을 죽이고 송장마저 무서워 무덤에 보초를 세운 사람들! 그러나 무덤을 막았던 돌은 사라지고 무덤은 텅 비었다. 그들은 다시 한 번 수를 썼다. 경비원을 매수하고, 제자들이 밤중 몰래 스승의 시신을 약탈했을 것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린 사람들!(마태복음 28:11-15) 그들은 다 어디 갔을까? 그들은 무덤 속에 있고 그들이 묻은 죄수는 2천 년을 살고 계신다. 2천 년 전에 부활하시어 지금도 살아 계신다! .. 2015. 4. 22. 이전 1 ··· 267 268 269 270 271 272 273 ··· 2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