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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호의 '너른마당'70

“뭐 별 일 있겠어?” 바람과 비를 한껏 품은 장마와 무더위를 동반한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그 사이 강렬한 햇빛이 작렬하여 바다에는 섬 사이에 해무와 윤슬을 만들어 낸다. 하루 사이에도 사뭇 다른 느낌이다. 빙하기와 빙하기 사이를 간빙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 지구환경은 격변을 겪게 된다. 지구 전체에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처절한 과정을 거쳤고 인류는 보다 나은 환경으로 이동하는 여정을 밟아나갔다. 태양계가 급격하게 팽창하거나 위축되는 우주적 주름살이 만들어지는 이 거대한 충격의 시간은 지구촌의 지층과 기후를 결정하는 때였고, 이로써 인류는 자연에만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문명을 발명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도전과 응전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인류는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셈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2022. 6. 27.
악한 자들의 융성 그러나 주인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다. 가라지를 뽑다가, 그것과 함께 밀까지 뽑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거둘 때가 될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게 내버려 두어라. 거둘 때에, 내가 일꾼에게 먼저 가라지를 뽑아 단으로 묶어서 불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에 거두어들이라고 하겠다.”(마태복음 13:29-30) 종들은 야단이 났다. 주인이 분명 좋은 씨를 밭에 뿌렸는데, 어찌 된 셈인지 가라지가 생기고 만 것이다. 이것은 당장에 주인으로부터 추궁당할 일이었다. 보통의 경우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종들은 주인에게 보고하기 전에 자신들이 재빨리 가라지를 뽑아 버리고 그 책임을 면하고자 수를 쓰기 쉽다. 그러나 비유에 등장하는 이 주인은 그런 주인이 아니었다. 자신은 분명 옳게 투자했고 제대로 경영했는데 과정에서.. 2022. 6. 21.
그 자리가 바로 복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따라 열매 맺으며 그 잎이 시들지 아니함과 같으니, 하는 일마다 잘 될 것이다.”(시편 1:3) 시편 1편은 세상 대세에 기울지 말고, 혹여 그 길이 다수가 선망하는 듯하지 않다 해도 하나님의 음성에 따라 사는 자가 결국 복된 자라는 고백이 담겨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도리어 이 망하고 말 자들이 세상에서 융성하는 듯한 모습에 혹해 거기에 끼지 못해 안달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줄 저줄에 붙어 주변에서 출세하는 듯할 때, 주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자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분위기에 휩쓸려 마음이 흔들리고, 세상의 풍향을 재어 자신의 위치를 마련하고자 기를 쓰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작은 인연이라도 이용하여 새로.. 2022. 5. 30.
‘얄팍한 수’를 쓰면 “히브리 사람 가운데 더러는 요단 강을 건너, 갓과 길르앗 지역으로 달아났다. 사울은 그대로 길갈에 남아 있었고, 그를 따르는 군인들은 모두 떨고 있었다. 사울은 사무엘의 말대로 이레 동안 사무엘을 기다렸으나 그는 길갈로 오지 않았다. 그러자 백성은 사울에게서 떠나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사울은 사람들을 시켜 번제물과 화목제물을 가지고 오라고 한 다음에 자신이 직접 번제를 올렸다. 사울이 막 번제를 올리고 나자, 사무엘이 도착하였다. 사울이 나가 그를 맞으며 인사를 드리니”(사무엘상 13:7-10). 사울의 통치가 40여 년이 되었을 때였다. 그는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패전의 쓰라림을 겪게 된다. 승승장구하고 용맹했던 그와 그의 군대가 오합지졸과 같은 모습으로 산산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사무엘상 13장은 기.. 2022. 5. 23.
마음이 낮은 자에게서 나오는 힘 “겸손한 사람과 어울려 마음을 낮추는 것이, 거만한 사람과 어울려 전리품을 나누는 것보다 낫다.”(잠언 16:19) 나라의 수장이라는 이가 취임사에서 ‘반지성주의’를 몰아내야 한단다. 35회에 걸쳐 ‘자유’ 운운한다. 세상 도처에는 이렇듯 오만불손하고 안하무인에다가 강한 힘을 과시하는 자로 인해 고역을 치르는 이들이 숱하다. 강자들이 전리품을 얻는다는 것은 이들이 겪는 고난과 상처를 전제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강자 편에 붙어서 약자들을 짓밟아 강탈해낸 전리품의 찌꺼기라도 얻으려 든다. 마음이 겸손한 이들의 자리에 서려고 들지 않는 것이다. 마음이 낮은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누리려는 자의 편에 서지 않는 것을 말함이다. 거만하게 압박하는 자의 줄에 서지 않음을 뜻한다. 상처를 내고도 아무렇지도.. 2022. 5. 11.
예언의 소리 “백성이 상처를 입어 앓고 있을 때에, 그들은 ‘괜찮다! 괜찮다!’ 하고 말하지만 괜찮기는 어디가 괜찮으냐?” (예레미야 8:11) 예레미야는 예언자들과 제사장들이 백성들을 속이고 사는 것에 대하여 분노했다. 시대가 깊은 병에 걸려서 앓고 있었으며 그로써 백성들이 상처 때문에 그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이들 예언자들과 제사장들은 딴소리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까짓 것 가지고 뭘 그러냐? 아무 것도 아니다. 조금만 참으면 모든 것이 다 잘될 것이다”라면서 거짓 희망을 불어넣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실의 모순과 죄의 근원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자신들은 이러한 백성들의 맹목(盲目)과 조작된 우매함 위에서 챙길 것은 온통 다 챙기는 그런 죄악을 저질렀다고 고발하고 있다. 그 시대의 병폐와,.. 2022. 4. 26.
인생의 갈증, 그 해갈은 어디에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지만 며칠 못가서 어긋나곤 한다. 지난 해를 보내면서 세월의 흐름만큼 우리 자신이 성장했는지 묻게 된다. 우리는 이렇게 세월이 흐른 뒤에 그 시간의 파편을 주워 모아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가늠하게 마련인가 보다. 그런데, 인생을 살면서 ‘신앙’이라는 새로운 세계와 만나게 되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여러 가지 근본적인 질문들, 가령 “나는 누구인가”로부터 시작해서 “어떤 삶을 목표로 삼아야 되는가” 등등 간단치 않은 주제들과의 씨름을 보다 용이하게 해주는 것이 신앙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일까? 아니면, 단 한마디로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라고 설득하면 그로써 우리의 고뇌는 더 이상 의문의 여지없는 상태로 안정되는 것일.. 2022. 1. 6.
순복음교회 성령운동의 빛과 그림자 한국 기독교사에서 성령 이해의 매우 중요한 분수령은 1970년대 조용기 목사의 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 펼쳐진 ‘성령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성령의 역사와 관련한 개인과 교회의 전격적인 변화에 대한 증언이 존재해왔으나,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파장을 이루면서 한국인들의 신앙에 위력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바로 이 시기의 성령운동이었다. 그리고 비기독교 대중들도 ‘성령’이라는 단어를 상당히 일상적으로 접하게 된 계기가 이루어진 시점이라고 하겠다. 애초에는 보수교단에 의한 이단 시비로 신학적 제동이 걸렸지만, 죄의식을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교인들을 주눅 들게 했던 기존 교단의 엄격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영적 해방감을 신앙인들에게 맛보게 함으로써 성령운동의 파급은 막기 어려운 속도와 강도로 .. 2021. 9. 18.
복음과 성공주의 이데올로기 “그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끝은 창대할 것이다.”(욥 8:7)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사람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막 9:23)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빌 4:13) 이 세 구절은 70년대 중반이후 지금까지 한국교회(특히, 순복음교회) 성장과정에서 가장 많이 쓰인 성서의 대목이라고 할 만 하다. 이 말씀을 듣고 주저앉았던 사람들이 일어서서 재기의 의욕을 불태운 경우가 적지 않다. 교회는 이러한 의욕의 무진장한 공급처였으며 그로써 한국사회의 발전을 보다 힘 있게 지원하는 근거지가 되었다. 7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가 겪은 가난과 열등감과 목표상실의 현실에서 풍요와 자신감과 성공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슬로건처럼 이 세 구절은 신앙인들에게 용기.. 2021.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