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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

이 땅 이 시대가 피워 올리는 눈물의 봉화 한희철의 두런두런(3) 이 땅 이 시대가 피워 올리는 눈물의 봉화 언젠가 저 남쪽 끝에 있는 교회를 찾아가 말씀을 나눈 일이 있습니다. 잘 아는 후배가 섬기고 있던 교회였지요.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 후배와 길을 나섰습니다. 답답하고 힘들 때 자신이 찾는 곳을 보여주고 싶다 했습니다. 바다와 섬이 그림처럼 어울리는 아름다운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오는 언덕이었습니다. 감탄이 절로 나왔지요. 하지만 후배가 찾는 곳은 빼어난 조망대가 아니었습니다. 언덕 위엔 돌을 쌓아 만든 봉화대가 있었습니다. 위험한 일이 생기면 불을 피워 다급한 상황을 알리는 봉화대였습니다. 마음 답답하고 힘들 땐 그 봉화대 위에 올라 무릎을 꿇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봉화를 피워 올리듯 드리는 기도, 세상에 그만한 기도가 어디 흔할까 눈시울이.. 2015. 1. 29.
말을 할 줄 모릅니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3) 말을 할 줄 모릅니다 “내가 가로되 슬프도소이다 주(主)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예레미야 1:6).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예레미야가 보인 첫 번째 반응은 “슬픕니다” 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이 부르셨는데 슬프다니! 성경에 이름이 기록된 예언자가 보인 반응이라 하기에는 어이없어 보인다. 하나님의 뜻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믿음이 적고 약해 보인다. 위대한 주님의 종이라면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할렐루야!” 하며 두 손을 들든지, “영광입니다!” 하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어야 하지 않을까. 사막 동굴에서 기도하는 한 수도자를 사탄이 찾아왔다. 빛의 천사를 가장하고서. 사탄은 수도자에게 “나는 하나님이 당신에게 보내서 온 빛의 천사입니다”라고.. 2015. 1. 29.
개구리 함정 한희철의 '두런두런'(2) 개구리 함정 종례 시간에 들어온 선생님 얼굴은 무서웠다. 오늘은 집에 늦게 가야겠다며 지금부터 밖에 나가 개구리를 한 마리씩 잡아오라 했다. 이유를 묻지도 못한 채 우리들은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매운, 땅이 얼어붙은 그 때 웬 개구릴까, 도무지 영문을 모르는 채 우리는 각기 흩어져 학교 주변을 헤집고 다녔다. 날이 어둑해질 무렵 우리는 다시 교실로 모였다. 교탁 위에는 무엇인가 시커먼 보자기에 덮인 것이 놓여 있었다. 어항이었는데 어항 속엔 우리가 잡아온 개구리 중(세 마리를 잡았다 했다) 제일 큰 놈 한 마리를 넣었다고 선생님이 설명을 했다. 그리고는 한 사람씩 차례대로 나와서 어항 속에 손을 넣으라 했다. 검지가 어항 바닥에 닿도록 끝까지 쑥 넣으라고 했다. (출처:Oli.. 2015. 1. 24.
우리를 뛰어 넘는 하나님의 생각 한희철의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2) 우리를 뛰어 넘는 하나님의 생각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臨)하니라 이르시되 내가 너를 복중(腹中)에 짓기 전(前)에 너를 알았고 네가 태(胎)에서 나오기 전(前)에 너를 구별(區別)하였고 너를 열방(列邦)의 선지자(先知者)로 세웠노라 하시기로”(예레미야 1:4-5). 예레미야를 부르시며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너를 오래 전부터 알았다고.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전부터.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생각은 하나님을 알게 된 뒤부터 시작되지만,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때부터 시작이 된다. 하나님은 예레미야가 그의 어머니 태중에 생기기도 전부터 아셨다. 말을 할 줄 알고, 생각을 할 줄 알고, 하나님을 믿기 시작.. 2015. 1. 14.
저 아이 좀 봐 홍순관의 노래 신학(3) 저 아이 좀 봐 홍순관 글 / 백창우 곡 - 2003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음반수록 - 디디담담 디디담담∼ 저 새들 좀 봐 자유로이 하나님도 볼 수 있겠네 저 흐르는 강을 봐 너무 깊어 하나님도 건널 수 없겠네 저 나무를 봐 빛깔 고운 과일을 태어나게 하네 저 아이 좀 봐 이 세상을 넘어 가네 꽃과 말하며 신神과 말하며 생명을 말하며 쉬운 말 툭툭 던지며 쉽게도 넘어 가네 어지런 세상 참 쉽게도 넘어 가네 디디담담 디디담담∼ “저 강은 너무 깊어 하나님도 건널 수 없겠네!” 어느 날 아빠는 일기를 쓰다 잠든 딸, ‘소리’의 일기를 봅니다. 이 조그만 아이가 시골 목사로 사는 아빠가 힘들게 보인 겁니다. 집 앞에 내(川)가 흐르고 있는데 그걸 보고 강江으로 압니.. 2015. 1. 14.
마지못해 구한 은총 한희철의 두런두런(1) 마지못해 구한 은총 옛날에 믿음이 매우 깊은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하늘에서도 그를 보고 몹시 기뻐할 정도였습니다. 그는 거룩한 성품을 지니고 있었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이 거룩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람을 대하되 그의 과거를 잊어버리고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았고, 사람의 겉모습에 머물지 않고 그의 깊은 곳을 살폈으며, 누구를 만나든 그를 용서했고 사랑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어느 날 천사가 그를 찾아와 말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당신에게 보내셨다. 무엇이든 청하기만 하면 당신에게 주어질 것이다. 치유의 능력을 받고 싶은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하느님께서 친히 치유하시기를 바랍니다.” “죄인들을 바른 길로 돌아오게 하고 싶은가?” “아닙니다. 인.. 2015. 1. 12.
하나님의 유머 한희철의 두런두런(22) 하나님의 유머 강원도 단강에서 시작된 나의 첫 목회는 하나님의 유머를 생각하게 한다. ‘하나님을 크게 웃기려거든 너의 계획을 이야기하라’고 했던. 원주 근교에서 목회를 하고 있던 친구를 찾아간 것이 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서울에서 성경공부를 하던 이들과 함께 청량리에서 저녁 기차를 타고 만종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성경공부도 하고, 다음날 동네 주민들에게 전도를 하고 돌아오는 1박2일의 일정이었다. 일정을 마치고 역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를 기다릴 때 “너도 목회를 시작해야 하지 않니?” 친구는 내게 물었고, “기회가 주어지면 해야지.” 쉽게 대답을 했는데, 결국은 그 대답이 나를 단강으로 이끈 셈이었다. 단강으로 향하기 전 나는 나를 아프게 돌아보아야 했다. 처.. 2015. 1. 6.
나처럼 사는 건 홍순관의 노래 신학(1) 나처럼 사는 건 한희철, 홍순관 글 / 한경수 곡 (1993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음반수록) 들의 꽃이 산의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그 흔한 꽃이 산의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음~ 저 긴 강이 넓은 바다가 가르쳐 줬어요 세월의 강이 침묵의 바다가 가르쳐 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음~ 주어진 삶을 산다는 것은 고귀하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것은 매여 있다거나, 한정된 장소, 정해진 운명, 일상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요, 창조의 숨을 간직한 채 산다는 것을 말합니다. 아주 작은 생명체들이 세상이 모르는 사이, 땅과 물을 건강하게 만들고 있지요. 조그만 생.. 2015. 1. 1.
예레미야 읽기를 시작하며 한희철의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1) 예레미야 읽기를 시작하며 언젠가 주보 표지에 ‘예레미야를 만나면’이라는 글을 실은 적이 있다. 그럴 수 있다면 언제고 예레미야를 만나 실컷 울리라 여전히 젖어 있는 그의 두 눈을 보면 왈칵 눈물이 솟으리라 당신께는 주님의 말씀 백성들에겐 귀찮고 하찮은 말 그 사이에 서서 울먹울먹 하던 다시는 주님 말씀 전하지 않으리라 다짐할 때마다 뼛속을 따라 심장이 타들어가던 당신의 뒷모습엔 늘 눈물이 어렸노라고 겨울밤 인우재에서 듣던 낙숫물처럼 어둠 속 떨구던 당신의 눈물 소리 쟁쟁했노라고 애써 적은 주님의 말씀 서걱서걱 왕의 칼에 베어질 때 내 마음도 베였노라고 마침내 당신 웅덩이에 던져졌을 때 나도 갇혔고 구스 사람 에벳멜렉이 달아 내린 헝겊쪼가리와 낡은 옷에 이.. 2015.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