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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사회, 트라우마 공화국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17) 통증사회, 트라우마 공화국 다시 우리 사회를 생각해본다. 지난 글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분노의 메커니즘과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헌데 생각을 달리해보니 우리 사회를 분노사회라 칭하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분노의 요인이 무엇일까? 정지우가 지적했듯이 특정한 가치 기준이 깨어질 때 생겨나는 것일까? 내가 생각했던 기준들이 타인에 의해 허물어질 때 튕겨져 나오는 것이 우리 사회 분노의 이유일까? 물음이 꼬리를 물 때, 난 우리의 근현대사를 생각해 보았다. 일제 강점기(1910~1945), 105인 사건(1911), 3.1만세 운동(7천여 명 사망, 1919), 제주 4.3사태(14,000여명 사망, 1948), 한국전쟁(최소 150만 .. 2015. 4. 21.
목사는 목사답게 이진오 목사의 건강한 작은 교회 이야기(11) 목사는 목사답게 - 건강한 작은 교회의 직분(2) - 지난 번 글에서 교회 직분을 직분(office)과 직책(position)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이번에는 각 직분의 의미와 형성 과정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먼저 ‘목사’라는 호칭부터 생각해 보겠다. 요즘 ‘목사’가 성경에 없는 직분으로 콘스탄틴 대제 이후 교회가 제도화 되면서 권력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성경대로 ‘목자’ 또는 ‘장로’ 등으로 부르거나 심지어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다. 우리 말 성경 에 ‘목사’라는 호칭이 등장하는 것은 에베소서 4장 11절 단 한 곳 뿐이다. 이 구절에서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라고 했는데 이 때 ‘목사와 교사’는 ‘목사 곧 교사’로 같은 의.. 2015. 4. 21.
목사들의 참회록인가? 한종호의 너른마당(17) 목사들의 참회록인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해서 광화문의 풍경은 살벌했다. 경찰은 시민들을 완전히 봉쇄하고, 유가족들은 범법자들처럼 끌고 갔다. 인륜의 바닥을 보인 정권이다. 자식을 잃고 그 죽음의 진상이 밝혀지기를 요구하는 이들을 잡아가는 권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이러는 걸까? 교회도 별로 다를 바 없다. 어느새 “세월호”는 입에 담기 쉽지 않은 부담스러운 용어가 되어버렸나 보다. 그 말을 하는 순간, 권력에 대한 비판, 정치적 발언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반갑지 않은 모양이다. 더 나가서는 지겹다고 하는 자들도 있으니, 이건 인간 이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글을 올린 김동호 목사의 페이스 북이 난리도 아니었다. 노란리본을 다네마네 가지고 자신의 생각.. 2015. 4. 21.
예수님 당시의 유월절(1) 최명덕의 유대인 이야기(10) 예수님 당시의 유월절(1) 제2 성전이 로마에 의해 파괴되기 전, 해마다 유월절이 되면 예루살렘은 그곳에 살고 있는 시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순례객들, 전 세계의 디아스포아라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의 성지 순례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요셰푸스에 의하면, 주후 65년경에는 유월절을 지키기 위하여 적어도 삼백만 명의 순례객들이 모였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요셰푸스의 이 기록을 신빙성 있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예수님 당시의 예루살렘 인구를 십만 명 정도로 추정하여, 유월절에는 그 두 배에 가까운 이십만 명 정도의 인구가 몰려들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당시 예루살렘의 크기를 오늘날의 옛 성 전체의 크기로 본다고 해도 이십만 명이면 이미 포화상태.. 2015. 4. 20.
안식일의 혁명성 백소영의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16) 안식일의 혁명성 - 1938년 9월 - 우리가 사는 후기근대 사회의 구조적 속성이 그런 줄은 이미 알고 있었다. 쉴 수 없는 구조 말이다. 고용마저 ‘유연’하게 대체되는 마당인데, 내가 여전히 쓸모 있다고, 더 잘 기능할 수 있고, 더 싸게 기능할 수 있으며, 더 순종적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매일 입증하며 살려하니, 쉴 틈이 어디 있겠나! 생계를 위한 일상의 수고가 ‘젊어서 사서 하는’ 한시적 고생이 아니라는 것쯤은, 대한민국 서민이라면 다 아는 일이다. 쉼이 있다면 그것은 고용상태를 벗어났을 때에나 가능하겠지만, 그 상태는 대부분의 서민에게 ‘조만간 아사’를 의미한다. 사회학을 배운바 없어도 가장 일선에서 매일 이 구조를 몸으로 살아내는 서민들은 이미 사회학자이다.. 2015. 4. 19.
4월 혁명, 사상초유의 독재타도 김삼웅의 광복 70년 역사 키워드 70(19) 4월 혁명, 사상초유의 독재타도 우리나라 역사는 왕조창업, 반정 반란, 민란, 쿠데타, 유신 등 여러 가지 정치 변혁이 있었으나 ‘성공한 혁명’은 한 번도 없었다. 전봉준의 동학혁명과 1919년 3ㆍ1혁명은 좌절된 혁명이었다. 우리나라 역사상 민중이 최초로 정권을 타도하는 데 성공한 1960년 4월의 민주혁명은 3 ㆍ15부정선거로부터 발화되었다. 마산에서 일기 시작한 부정선거 규탄의 시민ㆍ학생시위는 쉽게 서울과 부산ㆍ대구ㆍ광주ㆍ목포ㆍ청주 등 대도시로 번졌다. 2월 28일 당국이 야당의 선거유세장에 가지 못하도록 일요일에 등교조치한 데 반발하여 대구시내 고등학생들이 시위를 벌인 것을 기점으로 하여 주요도시의 고등학생들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데모에 앞장섰다. 김.. 2015. 4. 19.
라헬, 악착같이 살아도 남는 건 아픔뿐이다(1)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14) 라헬, 악착같이 살아도 남는 건 아픔뿐이다(1) 1. 라헬이라는 한 여자. 그는 어떻게 이야기에 등장하는가? 에서와 야곱이 벌이는 허망하면서도 살벌한 장자권 다툼은 의외로 결혼 문제, 즉 어떤 사람을 아내로 맞이하느냐는 문제로 이어진다. 야곱이 하란으로 가는 까닭은 그를 죽이려는 에서로부터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그대로 말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리브가와 이삭은 야곱이 하란으로 가는 명분을 만들어야 했다. 리브가는 이삭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헷 사람의 딸들로 말미암아 내 삶이 싫어졌거늘 야곱이 만일 이 땅의 딸들 곧 그들과 같은 헷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면 내 삶이 내게 무슨 재미가 있으리이까”(창세기 27:46). 2. 에서가 .. 2015. 4. 17.
자유시장에서 생각하는 자유 한희철의 두런두런(8) 자유시장에서 생각하는 자유 원주 시내 한복판에는 자유시장이 있습니다. 이른바 ‘A도로’라 불렸던 중앙로 한복판, 자유아파트 아래층에 자리를 잡고 있는 꽤 넓은 시장입니다. 단강에서 목회를 하며 이따금씩 자유시장을 찾았던 것은 시장 안에서 한 지인이 레코드가게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음악보다는 사람을, 사람보다는 만남을 좋아하는, 우리 젊은 목회자들이 편하게 ‘아저씨’라 부르는 분이었습니다. 토요일이면 인쇄소에 주보 원고를 맡기고 주보를 인쇄하는 동안 아저씨 가게에 들러 차 한 잔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했지요. 자연스럽게 그 가게는 젊은 목회자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그날도 레코드 가게로 가기 위해 막 자유시장 길로 접어들었는데,.. 2015. 4. 17.
하나님은 아이보다 먼저 어른을 지으신다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15) 하나님은 아이보다 먼저 어른을 지으신다 자연은 가장 작은 것으로 자신의 일을 시작하시는 반면, 하나님께서는 가장 완전한 것으로 자신의 일을 시작하십니다. 자연은 아이에서 어른을 만들고, 달걀에서 암탉을 만들지만, 하나님은 아이보다 어른을 먼저 지으시고, 달걀보다 먼저 암탉을 지으십니다. 자연이 아이에서 어른을 만들고, 달걀에서 암탉을 만든다는 말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이보다 어른을 먼저 지으시고, 달걀보다 먼저 암탉을 지으신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아마도 이것은 자연의 질서와 하나님의 질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이를테면 우리가 부모가 되어 아이를 낳는 일은 자연의 질서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건 피조물의.. 2015.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