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76 현세종교 내세종교?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사회(15) 현세종교 내세종교? 시마조노 스스무(島薗進)라는 분이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종교학자이며 오래도록 도쿄대학 종교학과의 교수로 활동하다가 지난 2013년 은퇴하여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으며, 죠치대학(上智大学) 신학부의 특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 그분이 펴낸 책을 읽은 적이 있다. 현대 일본의 종교현황, 특히 여러 신종교의 발흥을 중심으로 그들이 가지는 종교사적 의의를 개념적으로 정리하고 설명한 책이었다. 이 책은 『現代救済宗教論』으로 일본에서는 1992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말로는 《현대 일본 종교문화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1997년에 번역되었다. 스스무 선생에 대해서는 독일 유학시절부터 박사 과정 동료였던 순이찌라는 도쿄대 출신 친구로부터 쉼 없이 들어왔기에 .. 2015. 4. 8. 애틋한 마음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9) 애틋한 마음 중국이 18세기 청대의 소설 《홍루몽(紅樓夢)》으로 인간의 정과 그 별리(別離)의 아픔을 그려냈다면, 일본은 11세기 일본 왕실 내부의 애정소설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를 통해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우린, 18세기 중엽 영-종조 시대에 《춘향전(春香傳)》으로 사랑을 그려 냈다. 동아시아 3국이 각기 사랑과 아픔과 그리움, 그리고 이별의 한을 풀어내는 방식이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데, 중국의 경우에는 채워지지 않은 사랑에 대해서 결국 달관하듯 초연히 스쳐 지나면서 표표히 떠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때의 꿈으로 간직하면서 홀로 아파하는 것이다. 일본은 그리움을 유독 깊게 간직한다. 오늘의 영화나 소설에서도 이 그리움은 환상의 세계를 설정해가면서까지 그 그.. 2015. 4. 7. 날치기로 강화된 국가보안법 김삼웅의 광복 70주년 역사 키워드 70(17) 날치기로 강화된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은 단순한 법률이 아니라 바로 이 땅의 불행한 현대사를 그 날개로 온통 뒤덮고 있는 거대한 괴조(怪鳥)와도 같은 것이었다.”(박원순)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1948년 12월 1일부터 현재까지 보안법처럼 국내외적으로 논란과 곡절을 많이 겪은 법률도 드물 것이다. 여수ㆍ순천사건 직후에 이승만 정권에 의해 형법보다 먼저 제정된 보안법은 58년 12월 소위 보안법파동, 60년 민주당집권 때 폐기, 군사정권에서의 강화, 91년 5월 민자당에 의한 날치기 개정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1958년 12월 24일 국회에서 경위권이 발동된 가운데 자유당 단독으로 신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이른바 ‘보안법파동’은 자유당 정권.. 2015. 4. 7. 강포한 남자와 근면한 남자 민영진의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13) 강포한 남자와 근면한 남자 강포한 사람과 근면한 사람은 엄연히 다르다. 한번은 일본어 성서와 우리 말 번역 성서를 비교해 읽는 어느 독자에게서 문의가 왔다. 1981년 판 ‘일본어 성서’ 잠언 11장 16절에는 “강포한 남자가 부를 얻는다”라고 되어 있는데, 우리 말 ‘개역성서’의 같은 구절은 “근면한 남자는 재물을 얻느니라”라고 되어 있어 너무나도 내용이 다르니 해명해 달라는 것이었다. 잠언 11장 16절은 세계의 성서 번역자들이 늘 고심해 왔던 구절 가운데 하나다. 지금 우리에게 전해진 원문 히브리어 성서를 따라 읽으면 ‘일본어 성서’의 ‘강포한 남자’가 옳다. 영어 번역판이나 중국어 번역판들 중에 히브리어 맛소라 본문을 가능한 한 그대로 옳기려고 하는 번역들도 .. 2015. 4. 7. 세월의 강 한희철의 두런두런(7) 세월의 강 겨울비 내리는 강가는 유난히 추웠다. 그만큼의 추위라면 눈이 맞았을 텐데도 내리는 건 비였다. 내리는 찬비야 우산으로 가렸지만 강물 거슬러 불어대는 칼날 바람은 사정없이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가장자리 얼어가는 강물이 톱날 같은 물살을 일으키며 거꾸로 밀리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리며 강 건너 묶여 있는 배를 기다렸지만 사공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 10여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치화 씨의 지난 시간을 알기 위해 교회의 젊은 집사님과 마을 이장과 함께 길을 나섰다. 이쪽 부론은 강원도, 겨울비 속 풍경화처럼 자리를 잡은 강 건너편은 충청북도, 치화 씨의 먼 친척이 살고 있다는 곳이다. 기구한 사연 속 열세 살 땐가 아버지의 죽음을 이유로 가족들이 흩어지게 되었을 때,.. 2015. 4. 6. 하녀 딜시에게서 빛을 보다 김기석의 하늘, 땅, 사람 이야기(15) 하녀 딜시에게서 빛을 보다 안녕하십니까? 모처럼 만나도 나눌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어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프리드리히 실러의 《미학편지》를 언급했지요? 조금 난해한 책이기는 하지만 저는 인간의 심성이 조금 따뜻하고 깊어지기 위해서는 미학적 감수성을 길러야 한다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아름다움에 눈을 뜰 때, 그리고 아무런 목적도 없이 무위의 놀이를 즐길 수 있을 때 지금 우리를 붙들고 있는 욕망의 포박이 느슨해지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잘 놀아야 할 텐데 해야 할 일에 자꾸만 떠밀리고 있습니다. 아내는 가끔 일 중독이라며 저를 나무라기도 합니다. 시간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시간의 부림을 .. 2015. 4. 5. 세월호 참사 1년, 대통령과 권력, 그리고 부활 한종호의 너른 마당(15) 세월호 참사 1년, 대통령과 권력, 그리고 부활 세월호 참사 1주년이다. 잔뜩 흐린 날씨가 우리네 삶의 풍경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지난 4월 4일 영정을 들고 안산을 출발하여 광화문 광장을 향하여 걷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절규를 들으며 지금은 더 이상 절망하지 않는 것이 희망이지 싶다. 참사 후 1년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365일이지만 유가족들에게는 2014년 4월 16일에서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세월호 특위는 만들어졌지만 그마저도 조사권이 위태로운 지경에 처한 것은 우리 사회가 어떤 현실에 있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진상은 아직도 오리무중이고 책임을 따지는 문제는 언제 정리될 수 있을지 도무지 가늠이 잡히지 않는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한다”는데.. 2015. 4. 5. 유대인의 유월절(2) 최명덕의 유대인 이야기(8) 유대인의 유월절(2) 당시 우리 가족은 예루살렘 선지자 거리에 있는 유대인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다. 아내는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돕고 있었는데, 그 교회의 골드베르그(Goldberg) 장로님이 우리를 유월절 식사에 초대하였다. 우리 옆 동에 살던 그는 경건한 유대인으로서 특히 열정적인 설교가 인상적인 분이셨다. 그의 집에 도착하니 모든 식구들이 모여 잔치 분위기였다. 식사 전에 그는 나에게 키파를 쓰게 했다. 이 유월절 식사를 ‘쌔데르’ 또는 ‘하가다’라고 부르며, 유월절 명절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다. 그날 경험했던 유월절 식사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유월절 식사 유월절 식사는 보통 가장이 인도한다. 유월절에는 여섯 가지의 특별한 음식들이 준비된다. 정강이 뼈,.. 2015. 4. 3. Mrs. 보디발, 남자에게 들이댄 유일한 여자 곽건용의 짭조름한 구약 이야기(11) Mrs. 보디발, 남자에게 들이댄 유일한 여자 - 잘 읽어보면 제법 짭조름한 요셉 이야기2 - 1. 인류 역사에서 오랫동안 남자는 여자를 지배해왔다. 아주 오래 전엔 여자가 남자를 지배했었다지만 그에 대해선 논란이 여전히 있고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도 확실치 않다. 여자에 대한 남자의 지배가 바람직했다는 말도 아니고 그 시절이 좋았단 얘긴 더더욱 아니다. 그저 오랫동안 남자가 여자를 지배해왔다는 거다. 남자는 여자를 지배하면서 그들을 욕구를 해소하는 대상이나 욕정을 채우는 수단으로 삼아왔다. 그 원인을 설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도 있고 문화적 시각으로 풀 수도 있지만 구약성서가 여기 한 몫 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적어도 서구세계에서.. 2015. 4. 3. 이전 1 ··· 271 272 273 274 275 276 277 ··· 2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