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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과 소멸, 자매들의 전쟁에 관하여 딸들에게 주는 편지(5) 불멸과 소멸, 자매들의 전쟁에 관하여 ‘쁘레스뚜쁠레니’와 ‘나까자니에’ 밀란 쿤데라의 《불멸》이라는 소설에는 - 다른 얘기도 많이 나오지만 - 두 자매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 사람은 맏딸이고 다른 한 사람은 당연히 맏딸이 아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제일먼저 󰡔구약성서󰡕의 장자(長子)의 권리를 둘러싼 끝없는 암투가 떠올랐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선택(選擇)과 유기(遺棄)라는 인간문제의 근본적 조건이 아닐까 싶다. 너희가 읽어보면 알게 될 테지만, 구약성서의 장자 다툼은 대부분 차자(次子)의 승리로 끝난다. 그 기나긴 싸움의 역사는 한 형제의 비극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세상의 첫 번째 사람이었던 아담의 장자는 가인이지만 신께서는 차자인 아벨의 편을 들어주었다. 창세기는 가인과.. 2016. 1. 18.
내가 주님께 속았습니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41) 내가 주님께 속았습니다! “여호와여 주(主)께서 나를 권유(勸誘)하시므로 내가 그 권유(勸誘)를 받았사오며 주(主)께서 나보다 강(强)하사 이기셨으므로 내가 조롱(嘲弄)거리가 되니 사람마다 종일(終日)토록 나를 조롱(嘲弄)하나이다 대저(大抵) 내가 말할 때마다 외치며 강포(强暴)와 멸망(滅亡)을 부르짖으오니 여호와의 말씀으로 하여 내가 종일(終日)토록 치욕(恥辱)과 모욕(侮辱)거리가 됨이니이다 내가 다시는 여호와를 선포(宣布)하지 아니하며 그 이름으로 말하지 아니하리라 하면 나의 중심(中心)이 불붙는 것 같아서 골수(骨髓)에 사무치니 답답(沓沓)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예레미야 20:7-9). ‘주께서 나를 권유하시므로’(7절) 할 때의 ‘권유’라는 말은 설득하.. 2016. 1. 14.
악플 때문에 괴로운가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0) 악플 때문에 괴로운가 하나님은 여러분에게 완전한 행복을 줄 어떠한 피조물도 지으시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여러분은 의당 영혼의 본질과 터에 머물러야 합니다. 사람들은 인터넷에 떠다니는 악플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하고 더러는 자살을 감행하기도 한다. 악플이든 선플이든 그런 타인의 나에 대한 평판은, 마치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과도 같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거울 속에 비친 그것은 내가 아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아무리 일그러져 있어도 거울 속에 비친 그것은 내가 아니다. 따라서 남들의 평판에 울고 웃는 것은 실재의 반영을 실재로 여기는 어리석음이다. 어떤 종교에서는 세상을 마야[환영]라고 부른다. 엑카르.. 2016. 1. 7.
걸어 다니는 두려움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40) 걸어 다니는 두려움 “이에 바스훌이 선지자(先知者) 예레미야를 때리고 여호와의 집 베냐민의 윗문(門)에 있는 착고(着錮)에 채웠더니 다음날 바스훌이 예레미야를 착고(着錮)에서 놓아 주매 예레미야가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네 이름을 바스훌이라 아니하시고 마골 밋사빕이라 하시느니라” (예레미야 20:2~3). 성전 뜰에 선 예레미야는 백성들에게 주님의 뜻을 외친다. “나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이 백성이 고집을 부려 나의 말에 순종하지 않았으므로, 이제 내가 이미 선포한 그 모든 재앙을 이 도성과 거기에 딸린 모든 성읍 위에 내리겠다”(예레미야 19:15). 예언자란 말씀의 통로, 주님이 전하라 하신 말씀을 받은 대로 전할 뿐이다. 백성들의 기대에.. 2016. 1. 7.
찢긴 채 허공에 흩날리는 소녀, 위안부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38) 찢긴 채 허공에 흩날리는 소녀, 위안부 위안부 문제 한-일 외교협상은 일본 아베정권의 자위대 확대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위한 것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여기에 조력한 것입니다. 1. 시한이 없는 반인륜적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에 “불가역적”이라는 말로 면죄부를 준 사건입니다. 반인륜적 범죄 규탄과 응징에는 시한이 없다는 국제법적 원칙을 스스로 저버렸습니다. 2. 일본의 과거 식민지 통치의 피해에 대한 법적 정리를 졸속으로 처리한 1965년 한일협정의 연장선에 있는 사건입니다. 일본은 이로써 한일협정에 규정된 법적 책임 해결문제를 재확인하고 그 토대 위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의 역사.. 2016. 1. 6.
어떤 축복 꽃자리의 종횡서해(20) 어떤 축복 옛날 옛날 성인들이 이 세상에 살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숲 속에 한 나무꾼과 그의 아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찢어지게 가난했습니다. 그러나 숲 속에 있는 오두막집에서 매우 행복하게 살아갔습니다. 그들이 비록 가난하기는 했지만 자기 집에 찾아오는 사람에게 아무리 조그만 물건이라도 나누어 주려고 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매우 사랑하였습니다. 그래서 둘이 함께 살아가는 것에 매우 만족해했습니다. 그들은 매일 저녁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이토록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어느 날 나무꾼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에서 나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한 분이 오두막집에 찾아와 말을 걸었습니다. “숲속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입.. 2016. 1. 5.
이미 제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39) 이미 제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기를 오라 우리가 꾀를 내어 예레미야를 치자 제사장(祭司長)에게서 율법(律法)이, 지혜(智慧)로운 자(者)에게서 모략(謀略)이, 선지자(先知者)에게서 말씀이 끊어지지 아니할 것이니 오라 우리가 혀로 그를 치고 그의 아무 말에도 주의(注意)치 말자 하나이다”(예레미야18:18). 누구에게나 감당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부분이 있다. 그것을 건드리면 그를 단번에 쓰러뜨릴 수 있는 감정과 존재의 아킬레스건이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며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려 애쓰는 사람을 ‘빨갱이’라 한다든지, 부정과 불의에 대해서 이건 아니라고 외치는 사람에게 ‘종북’이라 한다든지, 타종교에 대해서 마음의 문을 열고 존중하려는 사람에게 ‘.. 2016. 1. 2.
생각의 폭풍에서 벗어나라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40) 생각의 폭풍에서 벗어나라 영혼에게 엄청난 불안을 안겨주는 생각의 폭풍에서 벗어나라. 안식보다 더 값진 것이 없으니 그것 외에는 아무 것도 구하지 말라. 우리의 마음이 들뜨는 것은 우리 속에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생각의 격랑에 휩쓸려 살다가 호흡을 가다듬고 내 안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나를 휩쓸고 지나갔는지 헤아리기조차 끔찍하다. 그런 생각의 격랑 속에 하루를 지내고 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녹초가 되고 우리 영혼은 쉴 곳을 찾지 못하고 만다. 누군가 ‘인간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된다’고 했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온종일 나쁜 생각만 해서 그런 건 아니다. 우리를 찾아온 생각들 가운데는 우리가 정중히 대접해야 할 손님도 있.. 2015. 12. 30.
너희는 참 좋겠다 양진일의 공동체, 하나님 나라의 현실(44) 너희는 참 좋겠다 - 학부모의 편지 - 2015년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의 잔치, 영원은 진중한 울림을 남기며 마무리되었습니다.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시간속에서 경당 친구들의 성장과 성숙, 더불어 함께함의 놀라운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잔치중에 자신의 딸을 경당에 보낸 학부모님이 경당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생명살림의 교육이 이 땅 가득 편만해지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친구들아~ 작년 겨울 너희 학교는 새들마을학교라는 귀여운 이름에서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이라는 묵직하고 긴 이름으로 바뀌었지. 나눠주신 설명책자를 펼쳐보았을 때가 생각나는구나. 빽빽한 글씨로 무려 한 페이지 .. 2015.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