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커피



“이거 으트게 탄 거에유?”


사택에 들른 김천복 할머니께 커피를 타 드렸더니 맛있다며 설탕 몇 숟갈에 커피 몇 숟갈 넣은 거냐고 할머니가 묻습니다. 아무래도 달게 드시는 할머니를 위해 설탕과 크림을 조금 많이 넣었을 뿐입니다.

 

 


좀체 드문 일이지만 그래도 혹 있을 손님을 위해 할머니는 집에 커피 믹스를 사다 놓습니다. 이따금 할머니 집에 들르면 얼른 할머니는 주전자에 물을 데워 커피를 끓입니다.

 


세월도 그만큼은 바뀌어 때때로 적적하고 입이 궁할 때면 할머니는 혼자서도 커피를 마십니다. 부엌에 있는 서로 모양 다른 잔을 두고서 종지나 대접, 아무데나 휘휘 커피를 탑니다. 할머니가 마시는 커피는 그런 커피입니다.


커피 맛에 차이가 나야 얼마나 나겠습니까. 할머니가 묻는 맛있는 커피 맛의 비결은 필시 ‘함께 마심’에 있을 텐데요.


커피 맛의 비결을 얼마간의 설탕과 크림으로 얼버무리고 맙니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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