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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얘기마을

흐르는 강물처럼

by 한종호 2021. 3. 16.



강가에 나갔더니 불어오는 바람이 차다. 
훤히 트인 강에서 물살을 거슬러 달려오는 바람이 맵고 거세다.

 

                                     사진/김승범


거센 바람을 맞으며 강물이 거꾸로 밀린다.
어, 어, 어, 어, 뒤로 자빠진다.
그래도 물은 아래로 흐른다.


여전히 강물은 아래로 흘러간다.
잠시 표정이 바람에 밀릴 뿐 거센 바람을 기꺼이 달게 받으며 강은 여전히 아래로 흐른다.
결국은 우리도 그렇게 흘러야 할 터
우리에게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 속을
속으로, 안으로, 아래로.

-<얘기마을> (199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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