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76 세속적 우상과의 싸움 욕망이라는 쇠항아리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사는 이들은 다른 이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없는 법입니다. ‘저 너머’의 눈으로 삶과 현실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아주 조금씩 자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됩니다. 초월은 나의 나 됨을 우리라는 더 큰 지평 속에서 재정의하도록 해줍니다. 바로 이것이 삶의 인간화의 길이 아닌지요? 기존 질서에 의문부호를 붙이는 동시에 자기 삶을 늘 초월의 지평과 연결시킬 수 있어야 우리는 지난한 투쟁 속에서도 고갈되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예수의 삶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문광훈 교수는 《가면들의 병기창》에서 “예수에게 신분이나 계급, 지위나 재산은 금지해야 할 우상과도 같았고, 사랑과 너그러움과 자유는 우상 너머에 자리하는 실천적 덕목이었다. 사랑과 진.. 2016. 6. 8. 하느님이 그럴 리 없다(1) 구약성경의 대량학살(6) 하느님이 그럴 리 없다(1) 출애굽기 11:1-10 제임스 존스와 인민사원 제임스 워런 존스(James Warren Jones)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1931년 미국 대공황 중에 태어난 그는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종교적으로 오순절파 기독교에, 사회정치적으로 책을 통해 배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 그는 목회자가 됐습니다. 그는 1954년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하느님의 성회(the Assembly of God) 교회에서 설교하는 걸로 목회경력을 시작했는데 인종평등과 통합을 적극적으로 강조한 그의 메시지는 당시의 사회 분위기에 비해서 지나치게 급진적이었으므로 그를 받아주는 교단이 없었답니다. 다행히 제자회 교단(Christian Church [Disciples .. 2016. 6. 8. 두루마리는 태워도 말씀은 태우지 못한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56) 두루마리는 태워도 말씀은 태우지 못한다 “이에 예레미야가 다른 두루마리를 취(取)하여 네리야의 아들 서기관(書記官) 바룩에게 주매 그가 유다 왕(王) 여호야김의 불사른 책(冊)의 모든 말을 예레미야의 구전(口傳)대로 기록(記錄)하고 그 외(外)에도 그 같은 말을 많이 더 하였더라”(예레미야 36:32).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어디 그런 모습이 한둘일까만 내게도 떠오르는 모습이 있다. 흔히 미련한 사람을 ‘꿩 대가리’라 부르는 데,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어릴 적 시골의 초등학교에서는 겨울이 되어 눈이 수북이 쌓이면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함께 뒷산으로 올랐다. 토끼사냥을 가는 것이다. 한쪽에 그물을 쳐 놓고는 .. 2016. 6. 7. 불의한 시대, 여성은 무엇으로 사는가? 구약성경 속 여성 돋보기(1) 불의한 시대, 여성은 무엇으로 사는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리와 정의에 어긋난 시대를 거슬러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살아간 사람들이 있다. 불의한 시대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에 대한 방식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사건이나 행위에 대해 진위와 옳고 그름, 좋고 나쁨에 대한 사유의 과정 없는 행동은 어떤 형태로든 문제 상황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갈등의 상황이나 강자가 약자를 일방적으로 억압하는 불의한 시대에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반드시 있어야하고, 나름의 삶의 해법을 찾게 된다. 위기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격적 성숙도와 품격이 드러난다. 왜냐하면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누적된 행동이 한 사람의 고유한 인격.. 2016. 6. 3. 그리운 사람에게 그리운 사람에게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던 아버지는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들이 보고 싶을 때면 편지를 쓰곤 하셨다. 잘 지내느냐는 안부 인사와 간단한 용건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자중자애 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전부였지만 아버지의 편지는 아버지의 존재나 다를 바 없었다. 구불구불 써내려간 가전체의 편지를 받아드는 순간 아버지의 정 깊은 눈이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호롱불 밑에서 한 자 한 자 정성껏 쓰신 그 편지는 아버지와 분리할 수 없는 일체였다. 그 편지는 고향의 냄새였고 아버지의 품이었다. 지금은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지만 세들어 살고 있던 집 대문에 걸린 우체통에서 익숙한 아버지의 손글씨를 발견하는 날이면 천하를 얻은 듯 든든했다. 그 편지를 받아들고 눈물짓던 기억은 또렷하다. 외로웠기 때.. 2016. 6. 2. 헤아려본 슬픔 천정근의 어디로 가시나이까(26) 헤아려본 슬픔 "당나귀야! 이를 악물고 지나가자. 오르지 못할 산이 없고 지나지 못할 강이 없단다." -모옌, 붉은 수수밭. 광풍 같은시간들 1년이라는 시간의 매듭을 통해 광풍과 같이 치달렸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본다. 충격과 고통과 슬픔들이 다시금 내 몸과 맘에 재생되는 듯하다. 그 공포스럽고 견딜 수 없었던 감각들이 가족들의 내면에 어떤 상흔들을 어떤 방식으로 남겼을지 생각할수록 가슴 아프다. 그토록 가혹하게 우리를 휘몰아쳤던 세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기억도 위로도 외면한 채 잠잠하기 야속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세상에게 그런 걸 기대할리도, 한다할지라도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처럼 기억은 우리들의 몫이다. 그것이.. 2016. 6. 1. 리스바, 누구도 그처럼 모권을 주장하지 않았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43) 리스바, 누구도 그처럼 모권을 주장하지 않았다(2) 1. 또 다른 비극. 또 다른 아픔. 이미 일어난 비극과 아픔을 해소하기 위해 또 다른 비극을 만들어내고 또 다른 아픔을 겪게 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가혹한 자연재해를 계기로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 했는지를 알기 위해서 과거사를 살피고 과거 역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자들을 찾아내서 진상을 규명하고 보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진상규명과 보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처형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가뭄과 기근의 원인으로 사울이 기브온 사람들을 집단 살해한 것을 알려주신 하나님도 그것을 결코 원치 않았을 것이다. 2. 하지만 일은 그렇게 흘러갔다. 자연재해의 원인을 찾다가, 과거에 사울이 저질렀.. 2016. 5. 31. 살라! 그리고 살려내라!! 의 종횡서해(26) 살라! 그리고 살려내라!! 책을 읽는다는 것 카프카는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고 말했다. 책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이 문장 앞에서 멈칫거릴 수밖에 없다. 얼어붙은 바다는커녕 나태하고 안일한 일상조차 깨뜨리지 못하는 책을 꾸역꾸역 써대는 이들도 있지 않던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사사키 아타루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 삶의 안정을 교란하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라면서 결국 독서란 “자신의 무의식을 쥐어뜯는 일”이라 말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렇기에 위험한 일이다. 책장을 여는 순간 평온한 세계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사키 아타루는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이 한 권의 책을 반복하여 읽는 데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루터는 .. 2016. 5. 30. 리스바, 누구도 그처럼 모권을 주장하지 않았다(1)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42) 리스바, 누구도 그처럼 모권을 주장하지 않았다(1) 1. 리스바와 메랍. 성경기자는 가혹한 삶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이 무력하고 가련한 여인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들 이야기를 슬쩍 들려준다. 성군(聖君)이라는 위대한 왕 다윗이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시절, 하지만 언제나 살기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혹독한 가뭄과 기근이 3년 동안 이스라엘 땅을 폭력적으로 지배했다. 상황은 참으로 끔찍했을 것이다. 인심이 사나워져서, 자연적인 폭력에 인간적인 폭력이 뒤섞였을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강한 자들이 설친다. 그리고 힘없는 사람들, 노약자들, 여자들과 아이들은 폭력에 희생당하기 쉽다. 2. 사무엘하 21장은 그 참혹한 시대 이야기를 들려준다. 줄거리는 아주 단순해 보인다... 2016. 5. 26. 이전 1 ··· 227 228 229 230 231 232 233 ··· 2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