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77 먼 별빛 신동숙의 글밭(40) 먼 별빛 연약한 내 가슴에서 새어 나오시는 갈라진 내 가슴에서 새어 나오시는 부족한 내 입술에서 새어 나오시는 나를 다 깨뜨리지 못해 먼 별빛이 되신 예수 2019. 12. 25. 하늘의 어릿광대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50) 하늘의 어릿광대 성탄절을 맞으며 올해에도 성탄축하 행사 시간을 가졌다. 연극이며 암송이며 노래며 성탄절이 다가오기 훨씬 전부터 성탄을 준비하던 예전과는 달리 갈수록 아이들은 줄어들고, 아이들의 생활도 어른 못지않게 분주하여 성탄준비는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올해의 성탄축하행사는 어떨까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참석을 했다. 그런데 걱정은 기우였다. 연례행사라 하기에는 웃음과 감동이 함께 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참석한 어린이들과 학생들도 적지가 않았다. 예배당 안에는 성탄절의 의미에 어울리는 의미와 즐거움이 가득했다. 예쁜 옷을 차려입은 유아유치부 어린이들은 서 있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주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노래를 하고 율동을 한다. 엄마 아빠 할머.. 2019. 12. 25. 동방의 현자, 그들의 진실 동방의 현자, 그들의 진실 그들은 그 집에 들어가서, 아기가 그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서 그에게 경배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보물 상자를 열어서, 그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리고 그들은 꿈에 헤롯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아 다른 길로 자기 나라에 돌아갔다. (마태복음 2장 11절-12절) 어린 시절 성탄절의 시기가 돌아오면 우리는 동화 또는 전설의 세계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에게 예수 탄생의 이야기는 일차적으로 역사나 신앙의 세계에 속한 일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목자와 구유, 그리고 동방 박사들은 모두 이 동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들에서 양을 치고 있던 목자들은 학벌이나 가문이나 또는 지위가 보잘 것 없는 존재였다면, 동방 박사는 무언.. 2019. 12. 24. 내 마음의 오두막 신동숙의 글밭(39) 내 마음의 오두막 늘 그리운 곳 호젓이 가고픈 곳 마음은 이미 가 있는 곳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꺼지지 않는 등불 권정생 선생님의 오두막 법정스님의 오두막 소로우의 오두막 둘레에 흔한 흙과 나무와 돌로 지은 외로운 숲의 다정한 말벗 먼 걸음한 빗물 보듬어 흠씬 젖었다가 눅눅한 가슴 햇살과 바람이 말려 주는 집 담장이 없어 키 작은 풀꽃 맘놓고 기댈 수 있는 구멍 난 창으로 별빛이 들어 고단한 몸 누일 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다가 때가 오면 그대로 흙이 되어 뒷모습도 아름다운 내 마음의 성지(聖地) 그리고, 그대 마음의 오두막 - 신동숙 ▫ 2019년 9월 23일 詩作 '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는 집' (권정생 선생님 詩. 백창우 曲) 2019. 12. 24. 고독과 침묵을 사랑한 사람들 신동숙의 글밭(38) 고독과 침묵을 사랑한 사람들 올 한 해 뜻깊은 일 중에 하나가 평소 존경하는 분들의 저서를 모으는 일이었다. 모아서 처음부터 다시 읽는 일이다. 곁에 두 고서 거듭 마음에 새기고 싶은 그런 애틋한 마음이었다. 이미 절판이 된 책들은 온·오프라인 중고서점에서 구했고, 보수동 책방 골목도 여러 차례 찾았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윤동주, 법정스님, 신영복 선생님, 권정생 선생님 등 나에겐 별이 된 이름들이다. 그중 가장 많이 모은 저자가 법정스님이다. 지난여름에는 1976년에 발행된 부터 연대순으로 읽어가기로 했다. 다독가였고, 애서가였던 스님의 책 속에는 조주선사부터 한시, 당시, 선시 등 눈을 밝혀 주고 귀를 맑게 하는 이름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중에 의외다 싶으.. 2019. 12. 23. 여인이 깨뜨렸던 것은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49) 여인이 깨뜨렸던 것은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여인은 옥합을 깨뜨렸다. 옥합을 깨뜨려 향유를 부었다. 값비싼 향유는 목이 긴 옥합에 밀봉을 하여 보관을 하였다. 옥합을 깨뜨린 데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옥합에 담긴 향유를 모두 붓기로 한 것이다. 한두 방울만 찍어 바르기로 했다면, 굳이 옥합을 깨뜨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내 지닌 가장 소중한 것을 모두 드리기로 한 것이었다. 옥합을 깨뜨린 것은 옥합의 용도와도 관련이 있다. 옥합을 깨뜨림으로써 예수님을 위해 쓴 옥합을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을 스스로 포기했다. 내가 지닌 것을 오직 한 분, 주님만을 위해 쓰기로 한 것이다. 또 한 가지 짐작이 되는 것이 있다. 자신이 한 일이 잊히기를 원했던 것이다. 향유를 조심스.. 2019. 12. 22. 동지 팥죽 속에 뜬 별 하나 신동숙의 글밭(37) 동지 팥죽 속에 뜬 별 하나 얼마 남지 않은 2019년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한 해의 마지막엔 언제나 지나온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분위기가 스며있는 것 같다. 동지 팥죽 하면 문득 2000년, 사회에 첫 발을 내딛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가 새 천년이 시작된 직후였으니까. 당시에는 새로운 세기에 대한 희망보다는, 시대도 한 개인으로서도 걱정과 막연함으로 어수선하고 어둡던 시절이었다. 시절이 그랬고, 내 마음이 그랬다. 요즘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이 어떨지 더불어 헤아려 보게 된다. 학교를 졸업하고 국어국문학이라는 전공을 살리기엔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취업 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였으니까. 인문학이란, 질문을 씨앗처럼 심는 학문임을 이제야 돌이켜 헤아리게 된다. 결실을 .. 2019. 12. 22. 여기 모인 내 오랜 친구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48) 여기 모인 내 오랜 친구들 음악회를 모두 마친 뒤 대기실에 모였다. 출연자들과 박인수 씨 친구들이 모여 다과를 나눴다. 오랜 친구들 사이에 오가는 격의 없는 대화들이 정겹고 소중했다. 세월을 잊은 장에서 풍겨나는 깊은 맛 같았다. 다른 일정이 있는 이들이 먼저 일어나야 했을 때, 박인수 씨가 정우송 장로님께 툭 이야기를 건넸다. “오늘 저녁 사줄 거니?” 장로님이 흔쾌하게 대답을 했다. “그럼, 먹고 싶은 거 뭐든지 살게.” 장로님의 대답에 박인수 씨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마치 같은 제안을 받은 한 아이가 어떤 대답을 할지 대답을 아끼는 것 같았다. 과연 어떤 대답을 할지 나도 궁금해졌다. 마침내 대답을 했다. “우리 짜장면 먹자!” “아, 거기. 좋지!” 박인수 씨의 .. 2019. 12. 21. 새가 난다 신동숙의 글밭(36) 새가 난다 먼 하늘, 새가 난다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날개를 평등하게 펼치고 단순함 안에서 마음껏 난다 날개를 바람에 맡기고 진리 안에서 아이처럼 난다 햇살 안에선 한 점 별빛으로 달빛 아래로 고이 접은 꽃잎은 작은 둥지가 집이다 부리 끝에 감도는 훈기 부푼 가슴엔 하늘을 품는다 깃털 끝이 등 뒤로 흐르는 것은 꽁지깃이 가리키는 한 점은 마음 속 먼 하늘 그 너머의 하늘인지도 모른다 2019. 12. 21. 이전 1 ··· 154 155 156 157 158 159 160 ··· 2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