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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할 줄 모릅니다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3) 말을 할 줄 모릅니다 “내가 가로되 슬프도소이다 주(主)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예레미야 1:6).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예레미야가 보인 첫 번째 반응은 “슬픕니다” 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이 부르셨는데 슬프다니! 성경에 이름이 기록된 예언자가 보인 반응이라 하기에는 어이없어 보인다. 하나님의 뜻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믿음이 적고 약해 보인다. 위대한 주님의 종이라면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할렐루야!” 하며 두 손을 들든지, “영광입니다!” 하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어야 하지 않을까. 사막 동굴에서 기도하는 한 수도자를 사탄이 찾아왔다. 빛의 천사를 가장하고서. 사탄은 수도자에게 “나는 하나님이 당신에게 보내서 온 빛의 천사입니다”라고.. 2015. 1. 29.
연주자들의 공공의 적, 암보 지강유철의 음악 정담(5) 연주자들의 공공의 적, 암보 성악이나 기악을 막론하고 모든 전문 연주자는 악보를 외워야 합니다. 오케스트라나 실내악에 참여하거나 반주를 맡았을 때는 악보를 봅니다. 오라토리오나 베토벤의 교향곡 등의 솔리스트, 그리고 창작곡을 초연하는 독주나 독창자들도 악보 암기에서 면제됩니다. 하지만 자기 연주라면 반드시 악보를 외워야 합니다. 악보 암기에 대한 거의 공포 수준의 부담감은 음악을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 때부터 연주 무대에서 은퇴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연주자가 된다는 것은 악보가 생각이 안 나 얼굴이 벌개져서 퇴장을 하거나, 연주 도중 엉뚱한 곡을 치다가 등에 식은땀을 흘리며 원곡으로 되돌아오는 정도의 실수가 언제든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다음에야 가능합니다... 2015. 1. 29.
막차를 타고 오시는 하나님 천정근의 어디로 가시나이까(4) 막차를 타고 오시는 하나님 인생은 오묘한 데가 있다. 아무리 갈증나게 원해도 끝내 얻지 못하는 것도 있고, 감불생심 바라지도 않았는데 뜻밖의 수확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없었던 사람의 절망과 원했던 것을 얻어낸 사람의 환희의 중간쯤에서 아직도 원하는 것을 원하는 상태로, 여태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한 상태로 지내는 사람이 더 많다. 이 게임과도 같고, 도박과도 같은 인생의 대회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는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누가 그 기회를 덥석 움켜잡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말은 참으로 매혹적이고 감질 나는 말이긴 하다. ‘꼭 그렇기만 하다면’하는 공연한 맘이 절로 나질 않겠는가. 그리고는 기대에 부풀어 손가락을 꼽으며 헤아.. 2015. 1. 29.
“敎會”에서 “交會”로 이진오의 “건강한 작은 교회 이야기”(1) “敎會”에서 “交會”로 - 용어로 본 “교회”란 무엇인가? - “교회”란 무엇인가? 물어보지 않으면 다 아는 것 같은데 막상 대답하기 곤란한 것들이 있다. 은혜, 사랑, 믿음, 구원, 복음 등 너무나 익숙한 단어들이지만 그게 뭐냐고 물어보면 뭐라 대답하기 쉽지 않고,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는 더 어렵다. “교회”도 그렇다. 늘 교회를 가고, 교회를 이야기 하고, 교회를 고민하며, 교회를 사랑하는데 정작 교회가 무엇인가 명확치 않다. 원래 교회를 지칭하는 용어는 크게 두 가지 성경적 전례가 있다 첫째는 “주님의 집”이란 뜻인 ‘kyriakos’(키리아코스)’다. 이는 히브리어 ‘에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에다’는 주로 모임 장소를 의미할 때 사용되었다. ‘에다’는 신.. 2015. 1. 29.
나는 내 숨을 쉰다 홍순관의 노래 신학(5) 나는 내 숨을 쉰다 홍순관 글 / 백창우 곡 - 2002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음반수록 - 숨 쉰다 숨을 쉰다 꽃은 꽃 숨을 쉬고 나무는 나무 숨을 쉰다 숨 쉰다 숨을 쉰다 아침은 아침 숨을 쉬고 저녁은 저녁 숨을 쉰다 나는 내 숨을 신다 내 숨을 숨 쉰다 숨을 쉰다 별은 별 숨을 쉬고 해는 해 숨을 쉰다 숨 쉰다 숨을 쉰다 바람은 지나가는 숨을 쉬고 신은 침묵의 숨을 쉰다 나는 내 숨을 쉰다 내 숨을 ‘숨’은 인간에겐 영원한 테마요, 화두입니다. 숨처럼 강하고 고운 것도 없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강요받으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 쉴 것이다. 누가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시민 불복종》에 나오는 글입니다. .. 2015. 1. 28.
사라, 우여곡절 끝에 어머니가 되다(2)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5) 사라, 우여곡절 끝에 어머니가 되다(2) 1. 어머니 사래. 사래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바로 “어머니”였을 것이다. 사래가 어머니가 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다는 말이다. 사래는 어머니가 되기를 염원했다. 아니, 어머니가 되어야 했다. 그것도 많은 자식들의 어머니여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2. 창세기 11장 10-26절은 셈에서 데라의 세 아들에 이르는 계보인데, 여기서는 계보 특성상 “낳고”를 반복한다. 그리고 창세기 11장 27-32절은 “데라의 족보”이다. 족보는 부부들이 자식들을 출산함으로써 부모가 되는 과정을 나열하는 것이다. 그런데 본문 기자는 사래가 임신하지 못해서 자식이 없었다는 것을 애써 알려준다. 사래는 어머니가 아니라는 것이다. “.. 2015. 1. 28.
아담아, 너는 어디 있느냐?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6) 아담아, 너는 어디 있느냐?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누가복음 11:1-13). 성서에는 한 사람이 처한 시간과 장소마다 가슴에 그 뜻이 새겨지는 구절들이 많다. 평소에 그냥 넘기던 구절이 불화살처럼 가슴에 와 박히는 순간이 있다. 사람의 손으로는 그 누구도 빼내 주지 못하는 극한 상황에서 “야훼는 나의 반석, 나의 요새, 나를 구원하시는 이”(시편 l8:2)라는 부르짖음이 나의 기도가 되고, 몇 번이고 까무러치는 고문을 당하는 자의 입술에서는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시편 22:l)라는 신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가 형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의 심장은 “복수의 하느님, 야훼여,.. 2015. 1. 28.
‘천사’가 일깨워준 새로운 삶 꽃자리의 '종횡서해'(1) ‘천사’가 일깨워준 새로운 삶 - 마사 베크의 《아담을 기다리며》 - 몇 해 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의 『개인적 체험』이라는 작품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원래 사소설(私小說)적 전통이 뿌리 깊은 일본이기 때문에 조금 덜 했을지는 모르지만, 작가의 이색적인 자기 고백이 담겨 있는 이 작품이 당대의 국내 독자들에게 준 충격과 감동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그만큼 작가 개인의 가장 내밀하고도 직접적인 경험을 담은 이 소설의 내용은, ‘뇌 헤르니아’라는 기형의 병을 앓고 있는 장애 아이를 키우는 버드라는 사내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머리에 혹이 달린 아이는 뇌수술을 받지 않으면 곧 죽게 된다. 장애아를 살려 키울 것인가, 아니면 미필적 .. 2015. 1. 27.
행복은 성적순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 사회'(5) 행복은 성적순 공부가 구원에 이르는 길이요 구도 행위가 되니, 그것이 이루어지는 현장은 곧 성스런 공간이 된다. 그러니 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단순히 인재 육성이나 가치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종교요 신앙의 수준에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혀 있게 된다. 따라서 어느 나라보다, 그 누구보다 우리 사회는 공부와 교육에 집중한다. 신분이 높건 낮건, 수입이 많건 적건 따지지 않고, 가리지 않고 모두 교육이라 하면 최우선시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가정 경제에서도 1차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자녀 교육비이다. 절대적 빈곤을 넘어서는 순간 우리는 교육에 몰입하고 또 집중하기를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교육이야말로 구원을 위한 최적의 선택이 되기 때문이다.. 2015.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