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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오의 '건강한 작은 교회 이야기'

“敎會”에서 “交會”로

by 한종호 2015. 1. 29.

이진오의 건강한 작은 교회 이야기”(1)

 

敎會에서 交會

- 용어로 본 교회란 무엇인가? -

 

교회란 무엇인가? 물어보지 않으면 다 아는 것 같은데 막상 대답하기 곤란한 것들이 있다. 은혜, 사랑, 믿음, 구원, 복음 등 너무나 익숙한 단어들이지만 그게 뭐냐고 물어보면 뭐라 대답하기 쉽지 않고,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는 더 어렵다. “교회도 그렇다. 늘 교회를 가고, 교회를 이야기 하고, 교회를 고민하며, 교회를 사랑하는데 정작 교회가 무엇인가 명확치 않다.

원래 교회를 지칭하는 용어는 크게 두 가지 성경적 전례가 있다 첫째는 주님의 집이란 뜻인 ‘kyriakos’(키리아코스)’. 이는 히브리어 에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에다는 주로 모임 장소를 의미할 때 사용되었다. ‘에다는 신약 성경에서 유대교 회당을 의미하는 시나고게로 번역되었다. 이런 전통에서 교회는 주로 건물이나 제도로 이해되었다. 스코틀랜드의 커크’, 독일의 키르케’, 미국의 처치등의 용어가 이에 해당한다 

둘째는 불러내다란 뜻인 ‘ekklesia’(에클레시아). 이는 히브리어 카할에서 유래한 것으로 카할은 주로 모임의 사람들을 의미할 때 사용했다. ‘카할은 신약 성경에서 회중을 의미하는 에클레시아로 표기되었다. 신약의 그리스도인은 유대교인들이 회당 즉, ‘시나고게에서 모이는 것과 차별하여 자신들의 모임을 에클레시아로 부르게 된 것이다. 프랑스의 에크리즈’, 필리핀의 에그레지아’, 인도네시아의 게레쟈등의 용어가 이에 해당한다.

나는 교회를 부르심을 입은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모일 장소나 공간 즉, 건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장소와 공간이 반드시 강대상이나 촛대 등 신앙적 상징물로 꾸며져야 하고, 반드시 신앙적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예배나 신앙적 목적의 모일 때 공간적 구별됨과 표현들은 성속을 구분하며 마음과 생각을 준비하고 바르게 집중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적절한 건물을 소유하고 그 건물을 교회로 부르며 사용하는 것을 무조건 반대할 필요는 없다.

또한 지난 2천 년 이상, 종교 개혁 이후 6백 여 년을 지내며 형성된 교회를 위한 여러 제도도 믿음의 선배들의 신학적, 성경적 여러 고민과 대화 속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나는 교회는 단지 사람들만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과 그 사람들의 모임의 목적과 내용을 정한 제도도 포함하는 것으로 위에 언급한 2가지 전례 중 어느 하나만을 교회라 주장할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우리말로 교회는 한자어 敎會에서 왔다. 최초 우리나라 성경을 번역할 때 중국어 성경을 번역했는데, 중국어 성경은 헬라어 에클레시아와 영어의 처치敎會”(쨔회)로 번역했다. 일본도 교까이로 동일하다, 가르칠 에 모일 저들이 이해한 교회는 가르치고 배우기 위해 모이는 곳인 것이다. 아마도 유교 사상이 가득했던 중국은 종교적 회당은 그 교리를 가르치고 배우는 곳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물론 교회는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다. 태어날 때부터 신앙인으로 태어나거나 문화 자체가 신앙적 문화인 곳과 달리, 처음 복음이 전해지고, 성경이 번역되어 전해지면서 바른 교리와 바른 신앙의 삶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명이고 사역이다.

그러나 교회를 가르치고 배우는 곳으로 정의하고 표기하기에는 교회의 여러 기능과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성, 성도들 간의 소통, 나아가 교회의 지역적 시대적 책임성 등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다.

그래서 태백에 예수원을 설립한 대천덕 신부께서는 敎會交會로 표기하자고 제안했었다. 교제할 를 사용해 교제함 즉, ‘코이노니아를 강조한 것이다. 이를 통해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과 성도와의 인격적 교제, 성도들 간의 교제, 교회의 지역과 시대와의 교제 등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소통과 나눔의 행함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교회는 무엇일까? 물론 교회는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고,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을 의미하며,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건물과 제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교회를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주님께 속한 삶을 살도록 가르치고 배우며 교제하는 곳이라고 정의한다.

교회를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라고 정의하든,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로 정의하든, 건물과 제도로 정의하든, 교제하고 소통하며 행하는 곳으로 정의하든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 이어지는 글들에서는 교회 다움에 대해 그래서 건강한 작은 교회가 무엇이고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더 정리해 나가도록 하겠다.

 

이진오/더함공동체교회 목사, 교회2.0목회자운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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