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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6

겟세마네 조진호와 함께 하는 바흐의 마태 수난곡 순례(14) BWV 244 Matthäus-Passion / 마태 수난곡 No. 14 겟세마네 마태 수난곡 1부 24번 마태복음 26:36~38 음악듣기 : https://youtu.be/R-AEzm3v630 내러티브 18(24) 에반겔리스트 36. Da kam Jesus mit ihnen zu einem Hofe, der hieß Gethsemane, und sprach zu seinen Jüngern: 36.이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라 하는 곳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대사 예수 Setzet euch hier, bis daß ich dorthin gehe und bete.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할 동안에 너희는 여기 앉아 있으라 내러티브 에반겔리스트.. 2019. 3. 21.
부르지 말아야 할 이름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80) 부르지 말아야 할 이름 5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뉴질랜드 총격테러 사건은 하필이면 크라이스트처치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의 이슬람 사원에서 일어났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 자부했던 뉴질랜드가 큰 슬픔에 빠진 가운데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리더십이 조명을 받고 있다. 대형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뉴질랜드가 크게 동요하지 않은 이유는 아던 총리의 기민한 대응 덕분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한다. 무엇보다도 아던 총리가 검은 히잡을 쓴 채 진심 어린 표정으로 유족의 슬픔을 위로하는 모습은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포용과 평등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던 총리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회 연설을 하면서 “더 이상 크라이스트처치 총격범 이름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2019. 3. 20.
방으로 들어온 500년을 산 느티나무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82) 방으로 들어온 500년을 산 느티나무 원주 귀래면에 사시는 윤형로 교수님이 서울로 올라오며 전화를 했다. 시간이 되면 잠깐 들르시겠다는 것이었다. 둘째 손자가 태어났는데, 동생을 봄으로 형이 된 큰 손자가 마음이 허전할 때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찾는다는 것이었다. 교회로 찾아오신 교수님은 멋진 선물을 전해 주셨다. 알맞은 크기의 탁자로 마주앉아 차를 마시기에 좋은 용도였다. 나무에 붉은 빛이 감돌아 차를 마실 때 분위기가 그윽하겠다 싶었다. 전해주신 탁자가 더없이 반갑고 고마웠던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태 전이었다. 오랜만에 인우재를 찾아 언덕길을 오르며 느티나무 아래를 지날 때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느티나무 굵은 가지 하나가 땅에 떨어져 서너 조각으로 잘린 채 .. 2019. 3. 20.
드문드문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81) 드문드문 담장을 따라 노랗게 피어난 영춘화가 희끗희끗 거짓처럼 날리는 눈발을 맞는다. 문득 시간이 멈춰 선다. 눈과 꽃의 눈맞춤 꽃과 눈의 입맞춤 둘은 놀랐을까 서로 반가웠을까 얼굴 위 눈송이 하나 녹을 만큼 잠깐의 삶을 살아가며 드문드문 드문 만남 드문 은총 누렸으면. -한희철 목사 2019. 3. 20.
덤으로 사는 인생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78) 덤으로 사는 인생 마가복음 5장에 나오는 혈루증 걸린 여인 이야기를 대할 때마다 떠오르는 말이 있다. ‘덤’이라는 말이다. 물건을 사고팔 때, 제 값어치 외에 조금 더 얹어 주거나 받는 물건을 이르는 말이다. 여인에게는 병이 낫는 것보다 더 절박한 것은 없었다. 혈루증은 부정하다 여겨져서 성전을 찾는 일도,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불가능했다. 건강한 사람들이 종교라는 이름으로 제도와 법이라는 벽을 만들어 놓았다. 병을 고치지 못하는 한 여인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삶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마침내 여인은 병이 낫는다. 예수의 옷자락을 몰래 붙잡았더니 정말로 병이 나은 것이었다. 기적 같은 일이 거기서 끝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당시 예수는 죽어가는 야이로의 딸을 고치러 가는 .. 2019. 3. 18.
사람이 되세요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77) 사람이 되세요 그 때는 몰랐다.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그분의 말이 이만큼 세월이 지나도록 남아 있으리라고는. 1978년 찬냇골이라 불리는 냉천동 감신대에 입학했을 때, 우리에게 윤리학을 가르쳤던 분이 윤성범 교수님이었다. 당시 학장직도 함께 맡고 계셨다. 가냘픈 몸매며 나직한 목소리며, 천생 선비를 연상케 하는 외모를 지니신 분이었다. 강의의 내용도 마찬가지여서 유교(儒敎)를 기독교와 접목시키는 일에 천착해 계셨다. 시험을 볼 때면 칠판에 문제 서너 개를 적은 뒤 시험지 나눠주고 당신은 슬그머니 교실을 빠져 나가곤 하셨다. 뒷면까지 쓰면 안 볼 거라는 한 마디를 남기시고선. 그런 일 자체가 우리에겐 대단한 윤리 공부였다. 몇 번인가 강의실에서 말씀하신 것이 있다. “우리가.. 2019. 3. 17.
죄와 벌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76) 죄와 벌 며칠 전 ‘석고대죄’와 ‘후안무치’에 관한 글을 썼다. 웹진 를 꾸려가는 한종호 목사님이 어디서 찾아냈는지, 석고대죄에 관련된 사진 하나를 함께 실었다. 누군가 공책 위에 한문공부를 하듯 席藁待罪라 쓰고는 그 뜻을 손 글씨로 적은 걸 찍은 사진이었다. 席藁待罪라는 네 글자 위에 뜻을 푸는 순서를 숫자로 정해놓았는데, 2-1-4-3 순이었다. 藁 - 席 - 罪 - 待 순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점선을 따라 이어 놓은 뜻풀이가 재미있었다. ‘짚으로 짠 거적을 - 깔고 앉아 - 죄 주기를 – 기다리다.’ 사진 속 내용을 보면서 피식 웃음이 났던 것은 첫 목회지였던 단강마을 사람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단강 사람들의 말버릇 중의 하나가 ‘벌 받는다.. 2019. 3. 16.
친일세력, 반민특위를 짓밟다 친일세력, 반민특위를 짓밟다 제헌국회는 1948년 9월 22일 일제강점기에 일제에 협력하여 민족배반 행위를 했던 친일분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반민족행위처벌법을 공포했다. 헌법 제101조에 의거한 특별법의 제정이었다. 이에 따라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구성되고, 국회는 독립운동가 출신 김상덕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한데 이어 특별 재판부ㆍ특별 검찰부ㆍ사무국 등을 구성하고, 각 시ㆍ도에 지부가 설치하였다. 반민특위는 1949년 1월 8일부터 화신재벌 박흥식에 대한 검거를 시작으로 활동에 들어갔다. 반민특위는 최인ㆍ이종형ㆍ이승우ㆍ노덕술ㆍ박종양ㆍ김연수ㆍ문명기ㆍ최남선ㆍ이광수ㆍ배정자 등을 체포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친일세력을 기반으로 집권에 성공한 이승만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세력, 특히 친일경찰 .. 2019. 3. 16.
혀가 창이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75) 혀가 창이다 사순절을 앞두고 묵상집 원고를 썼다. 대한기독교서회에서 주관하고 한국YWCA연합회, 한국 YMCA전국연맹, 기독교방송이 연합하여 만드는 묵상집이다. 대한기독교서회에서 발간하는 고난주간 묵상집 원고는 이번에 세 번째로 쓰는 원고였다. 처음엔 공동 저자로 참여했고, 다음번엔 혼자서, 이번에도 혼자서 쓰게 되었다. 같은 기관에서 만드는 묵상집에 같은 주제로 거듭 참여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의 한계가 있고, 표현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원고 청탁을 다시 받으며 같은 주제에 대해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생각이 많았다. 그러던 중 딸 소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림 이야기를 했다. 글에 그림을 접목하면 어떨까 싶었던 것.. 2019.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