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애쓰지 아니하며

 

석굴암에서 바라보는 새벽의 일출



놀이터에서 
흙구슬을 빚던 손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흙구슬이 부서져 울상이 되던 날

물기가 너무 없어도 아니되고
너무 많아도 아니되는 흙반죽을 떠올리며

새벽마다
이슬을 빚으시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면
이슬은 터져서 볼 수 없었겠지요

하늘은 애쓰지 아니하며
이 땅을 빚으시는지

물로 이 땅을 쓰다듬으시듯
바람으로 숨을 불어넣으시듯

오늘도 그렇게
새벽 이슬을 빚으시는 손길을 해처럼 떠올리며

저도 따라서 
제게 주신 이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애쓰지 아니하기로 
한 마음을 먹으며 이 아침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빛이 있으라
밤새 어두웠을 제 마음을 향하여 둥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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