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

사진/김승범



양쪽에 목발을 집고서 안한수 씨가 교회에 나왔다. 기브스 한 다리를 불편하게 뻗은 채 함께 예배를 드렸다. 뜻하지 않은 경운기 사고로 다리뼈가 부러지는 큰 아픔과 쓰라림을 겪었지만 대신 주님을 찾게 된 것이다. 건강할 때 외면했던 주님을 부편한 몸으로 찾은 것이다.


돼지우리, 집 떠난 아들이 아버지께로 돌아갈 걸 생각한 곳이 바로 그곳이었지.
비참함, 때론 가장 분명한 삶의 전기.


목발을 지탱 하시며 한 아들의 영혼을 당신께로 이끄시는 님의 모습을 본다.
이젠 주님 안에서 걷기도 하며 뛰기도 하리라.
마음의 목발까지 내버리고서.

-<얘기마을>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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