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편 4절
나 야훼께 부르짖으면 당신의 거룩한 산에서 들어 주십니다.(《공동번역》)
竭聲籲主(갈성유주)
온맘과 영혼으로 주님 당신을 부릅니다(《시편사색》, 우징숑)
그러니 그럴수록 당신을 찾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 이렇게 제 속의 결심은 연약하기만 한데 마음 안팎 적들의 조롱과 설득, 위협과 강권은 쉴 새 없이 울려납니다. 그러니 당신 이름을 부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시여, 이 인생을 불쌍히 여기시고 자비를 베푸소서.” 저들의 조롱이 제 귀를 다 채우고 그 위협이 제 마음을 가득 채워 저를 사로잡기 전에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소리를 다함(竭聲)은 기실 마음을 다함(竭誠)이지요.
멀리 계신 거 아니신가 두려워 당신을 부릅니다.
혹여 더디 오실까 두려워 속히 오시라 부릅니다.
혹여 이 상황을 너무 가벼이 여기실까 두려워 부릅니다.
제가 견디지 못하고 숨막혀할까 두려워 부릅니다.
그렇게 거듭 부르는 중에 그리도 살갑게 응답하시고 다가오셔서 조롱과 위협의 허깨비들의 그림자를 지우시고 당신의 임재로 저를 살리셨던 기억들이 하나둘 일어납니다.
그로 인해서 다시금 일어나고 힘을 얻었던 과거의 순간들, 은총의 순간들이 지금 여기에 다시 드러나면서 기실 그 두려움이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그저 스러지는 포말(泡沫)이요 환영(幻影)임을 선명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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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징숑의 《성영역의》를 우리말로 옮기고( 《시편사색》) 해설을 덧붙인 송대선 목사는 동양사상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 귀동냥을 한다고 애쓰기도 하면서 중국에서 10여 년 밥을 얻어먹으면서 살았다. 기독교 영성을 풀이하면서 인용하는 어거스틴과 프란체스코, 데레사와 십자가의 성 요한 등의 서양 신학자와 신비가들 뿐만 아니라 『장자』와 『도덕경』, 『시경』과 『서경』, 유학의 사서와 『전습록』, 더 나아가 불경까지도 끌어들여 자신의 신앙의 용광로에 녹여낸 우징숑(오경웅)을 만나면서 기독교 신앙의 새로운 지평에 눈을 떴다. 특히 오경웅의 『성영역의』에 넘쳐나는 중국의 전고(典故와) 도연명과 이백, 두보, 소동파 등을 비롯한 수많은 문장가와 시인들의 명문과 시는 한없이 넓은 사유의 바다였다. 감리교신학대학 졸업 후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열린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제천과 대전, 강릉 등에서 목회하였고 선한 이끄심에 따라 10여 년 중국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누렸다. 귀국 후 영파교회에서 사역하였고 지금은 강릉에서 선한 길벗들과 꾸준하게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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