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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숨은 하느님

by 한종호 2021. 1. 5.

신동숙의 글밭(304)


숨은 하느님





날숨으로 

날 비우는 빈탕마다


들숨으로 

들어오시는 숨은 하느님


태화강변을 산책하며

뭉텅뭉텅 날 덜어내는 

정화(淨化)의 순간마다


가지산을 오르며 

활활활 날 태우는 

회심(灰心)의 순간마다


그 어디든

숨쉬는 순간마다

숨은 하느님을 찾다가


호젓한 오솔길에

아무도 보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나는

겨울나무 곁에 나란히 서서

엎드려 하늘을 우러르는 가슴으로


가지끝 마른잎을 떨구듯

입을 가리운 마스크를 벗으면

깊숙이 들어오는 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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