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끝까지 고향을 지킨다



단강에서 귀래로 나가다 보면 지둔이라는 마을이 있다. 용암을 지나 세포 가기 전. 산봉우리 하나가 눈에 띄게 뾰족하게 서 있는 마을이다.


전에 못 보던 돌탑 하나가 지둔리 신작로 초입에 세워졌다. 마을마다 동네 이름을 돌에 새겨 세워놓는 것이 얼마 전부터 시작됐는데, 다른 마을과는 달리 지둔에는 지둔리라 새긴 돌 위에 커다란 돌을 하나 더 얹어 커다란 글씨를 새겨 놓았다.

 


“나는 끝까지 고향을 지킨다.”


까맣게 새겨진 글씨는 오가며 볼 때마다 함성처럼 전해져 온다. 글씨가 돌에서 떨어져 나와 환청처럼 함성으로 들려져 온다.


그러나 그건 희망의 함성이 아니라 절망스런 절규, 눈물과 절망이 모여 검은 글씨로 새겨졌을 뿐이다. 
작은 돌 위에 새겨놓은 절박한 절규,


“나는 끝까지 고향을 지킨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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