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늦은밤, 자리를 펴고 누워 하늘을 본다. 별들의 잔치, 정말 별들은 ‘고함치며 뛰어내리는 싸락눈’ 같이 하늘 가득했다.


맑고 밝게 빛나는 별들의 아우성. 별자리들은 저만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느라, 옆자리 별들은 그 이야기 귀담아 듣느라 모두들 눈빛이 총총했다. 그들 사이로 은하가 굽이쳐 흘렀다. 넓고 깊은 은빛 강물, 파르스름한 물결 일으키며 하늘을 가로질러 흘러온 은하는 뒷동산 떡갈나무 숲 사이로 사라졌다.

 


이따금씩 하늘을 긋는 별똥별들의 눈부신 질주, 당신의 기쁨을 위해선 난 스러져도 좋아요. 열 번이라도, 백 번이라도. 남은 이들의 기쁨을 바라 찬란한 몸으로 단숨에 불꽃이 되는, 망설임 없는 별똥별들의 순연한 아름다움!


자리에 누워 밤하늘별을 보다 한없이 작아지는, 그러다 어느덧 나 또한 별 하나 되어 우주 속에 점 하나로 깊이 박히는 어느 날 밤. 

-<얘기마을> (1994년)

'한희철의 '두런두런' > 한희철의 얘기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며  (0) 2021.02.25
나는 끝까지 고향을 지킨다  (0) 2021.02.24
어느 날 밤  (0) 2021.02.23
창(窓)  (0) 2021.02.22
고맙습니다  (0) 2021.02.21
퍼런 날  (0) 2021.02.20
post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