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미영이, 은희, 경림이는 단강교회의 보물들입니다.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보물들입니다. 고등학교 학생, 그래도 그들은 교회 학교 선생님입니다. 몇 안 남은 동생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가르칩니다. 

 


토요일 밤에 따로 모여 주보를 접고, 적잖은 주보를 늦도록 접고, 다음날 아이들 가르칠 걸 준비합니다. 한나절이 다 걸리는 주보발송도 그들의 몫입니다. 궂다면 한없이 궂은 그 일을 그들은 웃음으로, 얘기꽃으로 대신합니다. 


행사 때마다의 제단 장식도 그들의 몫이고, 때때로의 청소도 그들 몫입니다. 공부에, 농사일에 쉽지 않은 시간들, 그래도 그들은 기쁨으로 모든 일을 받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진웅 선생님이 들어와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의대 졸업반, 만만한 시간이 아니면서도 언제 한 번 거르는 법 없습니다. 너무 먼 거리, 너무 적은 아이들, 그래도 선생님은 꾸준함으로 아이들을 만나 최선을 다합니다. 만날 때마다 보물인 아이들에게서 빛이 납니다. 


만남은 빛을 만들고 빛은 든든한 신뢰를 만듭니다. 머잖아 인턴, 선생님의 발길을 일이 붙잡겠지만 사그라질 수 없는 빛, 스스로도 빛일 대견함이 그 거리 메우고도 남을 것을 나는 압니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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