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32 <나는 사별하였다> 읽기 곡의 여운을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콘서트가 있습니다. 2010년 여름 스위스 루체른에서는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로 루체른 패스티벌 오케스트라가 말러 교향곡 9번을 연주했습니다. 이 곡의 마지막 악장은 서서히 작아지다가 사라지듯 끝납니다. 작곡자는 피아니시시모, 즉 가장 작은 소리로 음악을 끝내라는 요구에 더해 ‘죽어가듯이’(ersterbend)란 악상기호 붙여놓았기 때문입니다. 말러 교향곡 9번이 작곡자 자신의 죽음과 뗄레야 뗄 수 없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아바도는 연주가 끝났지만 지휘 동작을 풀지 않았고, 객석에서는 박수를 중단한 채 지휘자의 두 팔이 내려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객석은 무려 180초 동안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정적에 휩싸였습니다. 음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과시하듯 앙코르를 외치거.. 2021. 4. 13. 눈물의 기도 수요저녁예배. 기도 순서를 맡은 집사님이 기도를 하다 말고 울음을 터트렸다. 울음에 막혀 기도가 자꾸 끊겼다. “농사는 시작됐는데.... 일꾼은 읍구..., 갈지두 못하고 있는 논밭을 보면 속이 터지구...,자식들은 모두 나가..., 곁에 읍구..., 세대를 잘못 만나...,” 뚝뚝 끊기는, 듣는 이 숨마저 따라 끊기는, 눈물의 기도. - (1992년) 2021.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