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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얘기마을

성탄장식

by 한종호 2021. 12. 19.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지난 추수감사절 때 작은 종이에 크레용으로 써서 제단에 붙였던 글을 성탄 트리를 장식한 지난주까지 계속 붙여놨었다.


아이들과 같이 성탄장식을 끝내곤 트리에 불을 넣은 후 뒤로 물러나 바라보는데 그 글귀가 새롭게 들어왔다.


추수감사절 때나 맞았지 싶었던 그 글귀가 반짝이는 장식과 어울려 성탄의 의미로도 귀하게 여겨졌다.


후배 덕균의 수고로 여기 저기 별이 뜨고, 동방박사가 지나고, “하늘엔 영광, 땅엔 평화“란 커다랗고 멋있는 글자가 제단 가득하지만, 언젠가 성탄엔 게으름을 통해 만난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를 성탄장식으로 써 봐야지, 게으름을 변명하며 마음에 담아둔다.

-<얘기마을> 19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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