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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얘기마을

등 뒤의 햇살

by 한종호 2021. 10. 14.

  

그대 등 뒤로 내리는 햇살이 
따스함으로 머물도록
한 올 한 올
품안에서 머물도록
잠깐
잠깐만이라도 그대 고요하라.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비늘 같은 햇살
햇살은 거리에 널리고 
바쁜 걸음에 밟히니 
표정 잃은 등마다 낯선 슬픔 
제 집처럼 찾아드니

그대 등 뒤로 내리는 햇살이 
새근새근
고른 숨결로 머물도록
잠깐
잠깐이라도 그대 침묵하라.

-<얘기마을> 19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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