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얘기마을

불방귀

by 한종호 2021. 8. 19.



뜻하지 않게 날아온 당선소식이 날 일으켰다. 도장을 찍고 받아 든 등기 발신인은 크리스챤 신문사였다.


마감전날 새벽까지 옮겨 적어 마감 날짜 소인을 찍어 보냈던 동화 ‘엿장수 아저씨’가 당선된 것이다. 지난 연말, 성탄카드를 대신해서 썼던 동화였다.


가슴으로 기쁨의 파장은 퍼져갔고 이틀간의 병치레는 끝났다. 웬만한 지도엔 나와 있지도 않은, 아직 교회도 없는 이곳 단강으로 떠나온 지 꼭 2주 만의 일이었다. 하나님의 선한 격려.


전날 내 방에 불을 때던 안집 집사님의 큰딸 명림 씨는 나무에서 ‘피식’ 소리가 나자 그게 불방귀라 했고, 불방귀를 뀌면 좋은 소식이 온다 했었는데, 불방귀의 신통력이라니.


참 오랫동안 서성이며 머뭇대던 계단 한 개를 올라서는 기분이다. 바람이 다르게 불까. 그러나 안다. 이건 지극히 작은 시작이라는 것을. 더욱 아득한 곳을 올라야 함을.
                                    
-<얘기마을> 1987년

'한희철의 '두런두런' > 한희철의 얘기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들릴수록  (0) 2021.08.22
몇 밤을 울었을까  (0) 2021.08.21
불방귀  (0) 2021.08.19
단강까지의 거리  (0) 2021.08.18
잔정  (0) 2021.08.17
엄한 숙제  (0) 2021.08.16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