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좋은 종교, 나쁜 종교?

이길용의 종교로 읽는 한국 사회(8)

 

통계로 보는 좋은 종교, 나쁜 종교?

 

, 보통 사람들의 마음속에 매겨지던 좋은 종교, 나쁜 종교를 알아보았으니 이제 현실에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종교, 나쁜 종교에 대해 생각해 볼 차례이다. 그런데 실상 종교를 가지고 좋다’ ‘나쁘다라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정서적인 판단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긴 하다. 그리고 사실 어떤 종교이든 그 시작은 고결하고, 지향하는 꿈과 이상 역시 공동선이지 않은가. 따라서 엄밀한 의미로 좋은 종교, 나쁜 종교는 없다고도 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의 사회적 기여라는 질적 양적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조금 엄밀한 말로 바꾸어 꾸며보자면, 이는 우리 생활 세계에서 평판이 좋은 종교, 나쁜 종교 정도로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판도 문제다. 이 역시 주관성을 완벽히 떨쳐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생활 세계 내 여러 종교들의 역할 및 사회적 기여도에 대한 비중 정도일 것이다.

이쯤 되면 우리는 통계를 찾게 된다. 물론 통계가 만능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부분 수긍하고 인정할 수 있는 개관적 자료는 제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부분, 즉 여러 종교의 사회적 기여도를 살피기 위한 자료들은 매우 풍성하다는 사실이다. 고민할 것도 없이 온라인에 접속만 되어 있다면 곧바로 통계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양한 통계 자료를 살필 수 있다. 다만 자료의 양과 범위가 너무 많고 방대해서 비전문가의 입장에서는 분석과 판단이 난감하다는 어려움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도 크게 염려할 사안은 아니다. 왜냐하면 몇 년 전 공적 통계 자료에서 여러 종교의 사회적 기여도를 추려 발간된 책(김홍권, 좋은 종교, 좋은 사회, 예영커뮤니케이션, 2008)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한국 주요 종교의 사회 기여도는 다음과 같다. 우선 각 종단별 사회복지시설 설립 비율은 개신교가 59.5%, 천주교가 19.9%, 그리고 불교가 6.6%이다. 대북지원을 포함한 국내외 구휼 활동에는 1996~2002년까지의 통계 결과가 개신교가 65.5%, 천주교가 3.5%, 불교가 3.3%이다. 그리고 1998~2001년까지의 종교별 헌혈 현황을 살펴보면, 개신교가 81.79%, 천주교 10.54%, 불교는 0.86%였다. 2000~2002년까지의 골수기증 희망자도 개신교가 38%, 천주교가 7.84%, 불교가 8.81이었다.

그리고 불교계에서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장기 기증자도 1991~2000년까지의 통계결과는 개신교가 65.4%, 천주교가 7.3%, 그리고 불교가 7.8%였다. 사회교육사업 분야를 살피면,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의 수에서 개신교가 월등하게 많으며 총 74.9%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천주교는 19.8%, 불교는 5.3%에 머물렀다. 그리고 빈곤층의 청소년들을 위한 보완적 봉사기관인 지역아동정보센터의 경우 개신교가 72.3%, 천주교가 7.5%, 불교 1.3%였다.

 

 

이 책에는 재미있는 통계 분석으로 범죄 분야에 대한 것도 담고 있다. 국내 각종 범죄 행위의 종교인 비중을 분석한 것이다. 우선 형사 범죄(재산, 살인, 강도, 성폭력 등)인 경우 3년간 통계를 살피면, 불교가 16%, 개신교가 10%, 천주교가 2.2%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다시 범죄 1인당 종교 인구 순위로 살펴보면, 종교 그룹은 1/35.8명이고, 무종교 그룹은 1/22.8, 불교는 1/31, 개신교는 1/39.5, 그리고 천주교는 1/105.3명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순위는 불교 10.7%, 개신교 7.6%, 천주교 1.3%이다. 조세범 처벌법 위반의 경우는 불교가 15.9%, 개신교 9.9%, 천주교 2.1%이다. 윤락행위 방지법은 불교 24.1%, 개신교 9.1%, 천주교 2.4%이다. 식품 위생법 위반은 불교 28.3%, 개신교 11.8%, 천주교 3.1%였고, 환경법 위반은 불교 11.6%, 개신교 7.3%, 천주교 2%이다. 흥미롭게도 범죄관련 통계 순위는 일정하게 불교-개신교-천주교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 통계를 이 정도 살펴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건 평소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접하고 있는 대종교 이미지와 현실세계 속에 통계로 나타나는 것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것 중 하나는 한국의 종교들은 자기들만 챙기지 사회 활동에 대해서는 조금 등한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평가는 여러 종교들 중 특히 개신교가 많이 받고 있다. ‘개신교는 너무 자기들만 위하고, 구제 활동이나 사회 활동에 대해서는 매우 등한시하는 반사회적 집단이다등등의 이미지 말이다.

이는 정기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기윤실의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19.4% 정도이다. 그리고 신뢰도 개선을 위해 해야 할 최우선적 사업으로 꼽은 것이 윤리와 도덕실천 운동으로 46%이고, 그 뒤를 이은 것이 봉사 및 구제 활동으로 36%이다. 이는 지난 2010년의 결과와는 조금 달라진 것인데, 그때는 봉사 및 구제 활동이 48.2%로 수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28.1%에 머물렀던 윤리 및 도덕실천 운동이 1위로 올라섰다. 그래도 36%면 적다고 할 수 있는 비중은 아니다.

이 말은 여전히 일반인들의 뇌리 속에 한국교회는 봉사 및 구제 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생각되고 있다는 것일 게다. 그런데 앞서 살펴보았듯이 한국교회는 봉사 및 구제 활동을 너무 많이 하고 있어서 문제일 수 있을 정도다. 그것도 천주교와 불교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결국 한국 사회의 종교에 대한 이미지도 사실 관계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보다는 만들어진, 혹은 조작되고 왜곡된 이미지에 고착되어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진단이 꼬이게 되면 해법도 틀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 여러 종교들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통계를 세밀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 분석도 진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미지와 구호에 밀려 사실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 분석은 왜곡되고, 해석은 선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길용/종교학,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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