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줄 타는 전도사

 

 

비가 안 와 걱정입니다.
땅 갈고 씨 뿌렸지만 비가 안 와 걱정입니다.
아직은 갈 땅이 많아 우선 갈고 씨 뿌릴 뿐입니다.
전경환인가, 대통령 동생이 어제 잡혀 갔답니다.
몇 해 전 
소 때문에 빚진 사람 이곳에도 많은데 
그걸로 입은 피해 크고 깊은데
어제 잡혀 갔답니다.
거기다가 누군가에게 뺨을 맞았다죠.
그동안 말 못했던 백성들의 손이요, 어쩜 하나님 손이었다 생각하지만
꼭 남의 일 같습니다.

오늘도 강가 밭에선 사람들이 일 합니다.
당근 씨를 뿌립니다.
땅거미를 밟고 돌아오는 경운기,
오늘도 저녁놀이 붉습니다.

이번 주일이 부활절
생명은 어디로부터 오는지 
무얼 딛고 오는지 
설교거리 찾는 전도사
똥줄이 탑니다.
시간을 잊고 책상에 앉아서.  

<얘기마을>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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