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밑에 가시 드는 줄은 알아도 염통 밑에 쉬 스는 줄은 모른다

손톱 밑에 가시 드는 줄은 알아도

염통 밑에 쉬 스는 줄은 모른다

 


손톱 밑에 가시 드는 거야 대번 안다. 눈에 금방 띄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아프기 때문이다. 다른 어느 부위보다도 손톱 밑에 박히는 가시는 아프기도 하고 빼내기도 어렵다.

 

그런 점에서 ‘손톱 밑의 가시’란 보잘것없어 보이는 자그마한 것 때문에 겪게 되는 적잖은 곤란이나 고통을 의미한다. 염통이라 함은 심장을 말하는 것일 터, 그런데 ‘쉬 스는’이라는 말은 아무래도 낯설다. ‘쉬가 슬다’라는 말은 ‘파리가 알을 까다’라는 말이다. 심장에 파리가 알을 까다니, 그런 심각한 상 황이 어디에 있을까 싶다.

그런데 사람이 묘하다. 손톱 밑에 가시 박힌 것은 알아도 심장에 파리가 알을 까는 것은 모르니 말이다. 눈에 보이는 작은 문제는 알면서도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모르는 것이 우리들이다. 우리의 엉뚱한 민감함과 위태위태한 우리의 무감함이라니!

 

<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 중에서

 

한희철/동화작가, 정릉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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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주소서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보고 웃는 웃음보다 더 행복한 모습은 흔하지 않습니다.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의 웃음, 
서로의 눈 속으로 까마득히 파묻히는 연인들의 웃음, 
뒤따라오는 할머니를 지긋이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웃음,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웃음 속엔 근심과 걱정이 없습니다. 

어둠이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사진/김승범

 

 

주님, 
우리는 웃음을 잃어버린 땅에 살고 있습니다. 


아기의 기저귀가 사라진지 오래며, 
동네 처녀총각의 사랑과 설렘이 사라진지 오래며, 
노인들의 여유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주님, 
우리에게 웃음을 회복시키소서. 
웃음 없는 주님의 나라는 감히 생각할 수 없으니 
주님, 부디 이 땅에 웃음을 회복시키소서.

-<얘기마을>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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