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강의 아침



단강의 첫 아침을 여는 것은 새들이다. 아직 어둠에 빛이 스미지 않은 새벽, 어둠을 뚫고 들려오는 삐죽한 소리가 있다. 가늘고 길게 이어지다 그 끝이 어둠속에 묻히는 애절한 휘파람 소리, 듣는 이의 마음까지를 단숨에 맑게 하는 호랑지빠귀 소리는 이 산 저산 저들끼리 부르고 대답하며 날이 밝도록 이어진다. 


새벽닭의 울음소리도 변함이 없다. 그게 제일이라는 듯 목청껏 장한 소리를 질러 댄다. 그 뒤를 잇는 것이 참새들이다. 참새들은 소란하다. 향나무 속에 모여, 쥐똥나무 가지에 앉아, 혹은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수선을 핀다. 저마다 간밤의 꿈을 쏟아 놓는 것인지 듣는 놈이 따로 없다. 그래도 참새들의 재잘거림은 언제라도 정겹다. 가벼운 음악으로 아침 맞듯 참새들의 재잘거림은 경쾌하고 즐겁다.


오늘 아침엔 후투티 소리도 들었다 


“호-옹!”
“호-옹!” 


빈 병 가장자리에 입술을 대고 불면 나는 그 소리, 후투티는 이름도, 우는 소리도, 생김새도, 나는 모양도 모두가 특이하다.


새들이 여는 단강의 아침. 어느 샌지 날이 밝으면 이내 경운기 소리 햇살 따라 울려 퍼지고. 

-<얘기마을> (199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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