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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92

무심한 사람들 한희철의 얘기마을(12) 무심한 사람들 어스름을 밟으며 동네 아주머니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지나가던 자가용 한 대가 서더니만 창밖으로 고갤 내밀며 한 아주머니한테 묻더란다. “저런 아주머니들도 집에 가면 남편이 있나요?” “지들이 우리가 농사 안 지면 무얼 먹고 살려고?” 한낮 방앗간 그늘에 앉아 쉬던 아주머니들이 그 이야기를 하며 어이없어 한다. 무슨 마음으로 물었던 것일까, 아무리 지나가는 길이기로서니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가뜩이나 서러운 삶을 그런 식으로 받다니. 무식한 사람들, 무심한 사람들. 2020. 6. 29.
하나의 노래를 불러요 신동숙의 글밭(176) 하나의 노래를 불러요 하나의 노래를 불러요하나의 노래를 울 할아버지들은쌀 한 가마니에 오원의 노래를 부르셨지요 내 어린 날에는과자 한 봉지에 백원의 노래를 불렀고"엄마~ 백원만" 내 어린 아들은배가 불러도 천원의 노래를 부르고"엄마~ 천원만" 중학생 딸아이는아침부터 만원의 콧노래를 부르지요"엄마~ 저녁밥 사 먹게 만원만" 허기진 청춘들은한 달 꼬박 일해서 번 돈 백만원에 휘파람을 부는지 길을 잃은 어른들은숨 넘어가는 억소리에 어깨춤을 추어도 허리뼈가 굽으신 할머니는폐지 1키로에 이십원을 주우셔야 해요 세월의 강물은 흘러만 가는데우리들은 왜 이렇게 하나에서 멀리 떠나왔는지 나는 오늘도 이슬 한 방울의 힘으로세월의 물살을 거슬러 피어올라 그 하나를 찾으려 밤하늘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2020.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