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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늦게사 사랑하게 되었나이다!

by 비회원 2015. 1. 11.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3)

 

늦게사 사랑하게 되었나이다!

 

 

 

그들은 배를 끌어다 호숫가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누가복음 5:1-11).

 

내가 주님을 처음 만나 뵌 때는 언제였을까?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사도 요한은 백 살이 다 되어서도 그 날, 때는 네 시쯤이었다’(요한복음 l,39)라고 운명의 시각을 기억하고 있지만, 나는.

 

내가 내 아내 된 저 여자를 처음 보았던 그 때였을까? 교통사고가 나던 그 날이었을까? 친구가 성당에 가자며 데리러 오던 가을 아침이었을까? 어느 봄날 문득 좁다란 뜰에 초목 한 포기가 땅을 뚫고 솟아 있음을 발견했을 때처럼, 은총의 씨앗이 언제부터 내게 숨겨져 있었는지 나는 그저 신비로울 뿐이다.

 

예수와 첫 번 제자의 만남은 호숫가에서 이루어진다. 갈릴리 호수다. 그곳은 갈릴리인이 살아가고 일하는 삶의 터전이다. 주님은 한길이란 한길은 모두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만나시는 것 같다.

 

사람들은 일터에서 불려 나온다. 어부 시몬과 동생 안드레는 호수에서 그물을 씻고 있었다. 낯선 사람이 배를 좀 타자더니 거기서 좋은 말씀을 했다. 야고보와 요한은 다른 배에 있다가 시몬의 그물질을 도우러 달려왔었다. 무엇에 홀렸는지 모르나 하여간 네 명 모두 배를 끌어다 호숫가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갔다.” 따라 나서는 제자들은 부모에게 작별 인사도, 뒷정리도, 어디 가자는 것이냐는 물음마저도 없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 (출처: Skara Kommun (https://www.flickr.com/photos/63794459@N07))

 

 

신앙인이 된 우리는 예수라는 분을 만나서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변했는지 되돌아볼 줄 모른다. 인생의 어느 고비에 희미한 소리가 들렸는지 모르나, 누구는 훌쩍 나서고, 누구는 마지못해서, 누구는 버틸 때까지 버티다, 누구는 따귀를 철썩 한 대 얻어맞고서야 따라 나섰을 것이다. 지금이야 어찌하고 있든 간에 적어도 그때 우리는 자기 인생을 다 걸고 따라 나섰다.

 

후회는 없을 것이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서른이 넘어 입교하고서 숨 끊어지는 순간까지 오직 한 가지를 후회하고 주님께 한마디를 중얼거리며 살았다.

 

Sero te amavi!(당신을 늦게사 사랑하게 되었나이다!)

 

 

성염/전 바티칸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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