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름을 안다는 것



웬만한 지도에는 나와 있지도 않은 이곳 단강. 걸어서도 하루에 강원도, 충청북도, 경기도, 삼도를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곳.


앞쪽으론 남한강이 흐르고 뒤쪽엔 이름 모를 산들이 그만그만한 크기로 동네를 품고 있다.


단군이 목욕해서 단강이 되었다고 떠나올 땐 그렇게 들었는데 와서 보니 그게 아니다. 단종이 피난 가다 잠시 쉬어갔다 해서 생긴 이름이란다. 아쉽다, 먼저 번 것이 훨씬 그럴듯한데.


단강리는 끽경자와 섬뜰과 작실 3개의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이름이 재미있다. 끽경자는 경자라는 여자가 강물에 빠져 죽어 붙여진 이름이고, 섬뜰은 마을의 4면이 강과 저수지 그리고 두개의 개울로 감싸져 있어 섬뜰이 됐고, 작실은 作室이라 쓰는데 ‘집을 짓는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다.


내 숙소는 섬뜰에 있는데 여차하면 난 孤島에 갇히는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동네 이름과 길, 그리고 산이름 등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민요나 노동요 등도 찾아 봐야지. 새로운 이름을 안다는 것, 그리고 그 이름에 익숙해진다는 것. 그게 삶의 과정일 테니까. 성숙을 향한.

<얘기마을> 19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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