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4)



산이
젖을 꺼내
젖을 준다. 

 


두 손 벌겋도록 얼어온 자식   
얼른 가슴 열어 
젖가슴으로 녹이 듯 
경운기 지나가는 거친 산비탈 
겨우내 
언살 녹여 
어쩜 저리 고운 흙을 내는 걸까 
못자리 할 때 되지 않았느냐고 
못자리 하려면 
고운 흙 필요하지 않냐며 
젖을 꺼내 
뽀얀 젖을 내는
봄이다.

-<얘기마을>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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