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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어려울 때 못하면 넉넉해도 못한다

by 한종호 2020. 3. 17.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28)

 

 어려울 때 못하면 넉넉해도 못한다

 

잠시 장로님들과 모임을 가졌다. 며칠 전 기도하던 중에 들었던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때, 비전교회(미자립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싶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예배도 드리지 못한 채 월세를 내야 한다면, 그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릉교회가 속한 성북지방 안의 미자립교회가 13개 교회, 한 교회당 100만원씩을 전하려면 1300만원이 필요했다. 사석에서 이야기를 들은 교우가 300만원과 100만원을 전해주었으니 900만원만 더 보태면 될 일이었다.

 

 

 

좋은 일을 하자는데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좋은 일을 의논할 때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날도 그랬다. 실은 정릉교회도 넉넉하진 않다. 3주째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고, 교직원과 봉사자 사례도 다른 항목에서 차용하여 전했던 터였다. 그러니 어찌 생각이 단순할 수가 있겠는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었다.

 

지금은 우리도 어려울 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의견에 마음속에 있던 대답을 했다.


“그동안의 목회 경험에 비춰보면, 어려울 때 못하면 넉넉해도 못해요.”

 

이야기 끝에 13개 교회를 돕기로 했고, 평소에 돕던 40여 분들에게도 정성을 전하기로 했고, 고립감을 느끼고 계실 교회 어르신들도 선물을 준비하여 찾아뵙기로 했다.

 

고맙고 뿌듯했다. 교회가 교회되기 위해서는 이런 최소한의 안간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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