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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건용의 '짭쪼름한 구약 이야기'62

고통 · 자비 · 용서 · 회복(2)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 (5) 고통 · 자비 · 용서 · 회복(2)호세아 11:8-9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거의 같다고 합니다. 어떤 연구는 96%가 같다고 하고 다른 연구는 98.5%가 같다고 하는데 이 차이가 과학자들에게는 의미가 클지 모르겠지만 보통사람에게는 그 차이가 별로 크지 않습니다.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거의 같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저는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느님과 사람의 유전자는 어느 정도나 같을까요? 뜬금없는 생각이지요? 단순히 뜬금없는 정도가 아니라 하느님을 모독한다며 화낼 사람도 적지 않겠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생각 아닙니까? 물론 하느님에게 유전자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하느님과 사람이 ‘어떤’ 성격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는지 궁금하긴 합니.. 2017. 4. 26.
고통 · 자비 · 용서 · 회복 1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 (4) 고통 · 자비 · 용서 · 회복(1)호세아 6:1-6 세상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하느님 지난번에 서구사상의 양대 뿌리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에 대해서 잠깐 얘기했습니다. 헬레니즘에서 최고신은 사람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덕목을 갖추고 있는 존재이고 동시에 불변하는 우주의 원리와 원칙, 그에 따른 조화와 질서 등을 상징하는 존재라고 얘기했습니다. 이런 신은 자연세계와 세상사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믿어졌습니다. 그리스어로 ‘아타락시아’(ataraxia)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정적과 평화를 어지럽히는 온갖 잡다한 일들로부터 거리를 둠으로써 얻는 평정상태를 가리키는 말로서 그리스 철학자 피론과 에피쿠로스가 즐겨 사용한 개념입니다. 이들은 아타락시아 상태에.. 2017. 4. 4.
예언자의 분노, 하느님의 분노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3) 예언자의 분노, 하느님의 분노아모스 2:4-16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신서구 사상의 양대 뿌리는 그리스 사상인 헬레니즘과 구약성서 사상인 헤브라이즘이라고 말들 합니다. 오랫동안 믿어져왔던 이 주장이 요즘은 더 이상 일반적으로 옳다고 받아들여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틀렸다거나 철 지난 주장으로 여겨지지도 않습니다. 두 사상에서 신에 대한 생각은 상당히 다릅니다. 헬레니즘에서는 사람이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모든 덕목을 갖추고 있는 존재를 신으로 여깁니다. 불변하는 우주의 원리나 원칙, 그에 따른 조화와 질서 등을 상징하는 존재가 바로 헬레니즘의 신입니다. 이 신은 자연세계와 세상사에 개입하지 않습니다. 원칙을 지키고 조화를 유지하면 됩니다. 반면 헤브라이즘, 곧 구약성.. 2017. 3. 23.
그들은 안 보이는 걸 봤을까?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2) 그들은 안 보이는 걸 봤을까?예레미야 23:25-32 교황에게 거짓 예언자는 누구?오늘은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 주제의 시리즈설교 두 번째입니다. 흔히 예언자는 일반 성도들보다는 설교자에게 더 의미 있고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예언자처럼 설교자도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엔 그런 이분법은 통하지 않습니다. 종교개혁자 루터는 사제들만 제사장이 아니라 모두가 제사장이란 뜻으로 ‘만인제사장’을 내세웠습니다. 죄를 사함받기 위해서 굳이 중재자인 사제를 찾아가지 않고 스스로 참회하고 회개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지금 개신교는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만인제사장’ 시대가 아닙니까. 동시에 지금은 ‘만인 예언자’ 시.. 2017. 3. 17.
왜 하필 저입니까?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 (1) 왜 하필 저입니까?- 출애굽기 4:10-17 - 예언자는 우리를 가장 헛갈리게 만든 사람오늘부터 4주에 걸쳐서 구약성서의 예언자와 예언서에 대해서 얘기하려 합니다. 시리즈 설교의 제목은 ‘예언자는 누구이고 뭘 한 사람인가?’가 되겠습니다. 제가 구약성서를 전공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돌이켜보면 설교주제와 본문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신약성서에 치중해 왔습니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균형을 맞추지 않았던 겁니다. 이번에 예언자와 예언서를 주제로 말씀을 전하려는 것은 이를 ‘반성’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오래 전에는 제법 자주 구약성서를 갖고 설교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2016년에 여호수아서를 주요 본문으로 해서 ‘구약성서의 대량학살’을 주제로 설교했지만 전체적으로는.. 2017. 3. 10.
하느님이 그럴 리 없다(2) 구약성경의 대량학살(6) 하느님이 그럴 리 없다(2) 출애굽기 11:1-10 하느님이 정말 그런 명령을 내렸을까? 이제 마지막으로 결정적으로 중요하고 가장 궁금한 질문을 다뤄보겠습니다. 정말 하느님이 이스라엘에게 가나안 사람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했을까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린아이들과 짐승들까지 죽이라고 명령했을까요? 사울에게 아말렉 사람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했을까요? 젖먹이들까지 말입니다. 또한 출애굽기 11장이 전하는 대로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할 때 야훼는 정말 이집트의 장자들을 모조리 죽였을까요? 이스라엘 백성은 그렇게 믿었습니다. 하느님이 자기들에게 그렇게 명령하셨다고 믿었고 또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믿었습니다. 자기들이 그 명령을 실행했다고 말입니다. 역사의 기록자들도 그렇게 믿고.. 2016. 6. 9.
하느님이 그럴 리 없다(1) 구약성경의 대량학살(6) 하느님이 그럴 리 없다(1) 출애굽기 11:1-10 제임스 존스와 인민사원 제임스 워런 존스(James Warren Jones)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1931년 미국 대공황 중에 태어난 그는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종교적으로 오순절파 기독교에, 사회정치적으로 책을 통해 배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 그는 목회자가 됐습니다. 그는 1954년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하느님의 성회(the Assembly of God) 교회에서 설교하는 걸로 목회경력을 시작했는데 인종평등과 통합을 적극적으로 강조한 그의 메시지는 당시의 사회 분위기에 비해서 지나치게 급진적이었으므로 그를 받아주는 교단이 없었답니다. 다행히 제자회 교단(Christian Church [Disciples .. 2016. 6. 8.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 영화와 함께 읽는 십계명(13)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 - 어느 희망에 관한 이야기 욕망과 지배 마지막 계명 역시 겉으로 드러난 행위가 아닌 마음에 품고 있는 ‘욕망’을 문제 삼습니다. 성서에서 ‘욕망’이란 말이 처음 등장하는 구절은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후인 창세기 3장 16절이란 사실을 아셨습니까? 한글성경이 이 구절은 다양하게 번역해서 원래 뜻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영어성경을 참고해야겠지요. 우선 한글성경을 보겠습니다. 개역개정판은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라고 번역했고 표준새번역은 “네가 남편을 지배하려고 해도 남편이 너를 다스릴 것이다.”라고 번역했으며 공동번역은 “(너는) 남편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겠지만 도리어 남편의 손아귀에 들리라.”.. 2016. 5. 23.
하느님이 죽이라고 명령했다면 구약성서의 대량학살(5) 하느님이 죽이라고 명령했다면 여호수아 10:1-15 만일 정말 죽이라고 명령했다면 어떤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 “하느님이 이 사람을 죽이라고 했다. 난 그렇게 하라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다.”고 주장한다면 이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요? “하느님께서 내게 이러저러한 일을 하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지만 하느님이 남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실 리 없다고 생각하지요? 현대사회에선 국가가 사법권을 갖고 있습니다. 종교적 신념조차 법률의 판단을 받지요. 그러니 하느님의 명령을 받았다는 신념이 있다고 해도 사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신념이 존중되기는커녕 오히려 정신병자 취급을 받기 십상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고대.. 2016.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