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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박혀야 하겠나이다 조진호와 함께 하는 바흐의 마태수난곡 순례 BWV 244 Matthäus-Passion / 마태수난곡 No. 31 못박혀야 하겠나이다 마태수난곡 2부 59번 마태복음 27:23b~26 음악듣기 : https://youtu.be/1jIyjhg6Q08 59(50) 내러티브 에반겔리스트 23. 그들이 더욱 소리질러 이르되: 23. Sie schrieen aber noch mehr, und sprachen: 대사 무리들 23.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하겠나이다 23. Laß ihn kreuzigen. 내러티브 에반겔리스트 24. 빌라도가 아무 성과도 없이 도리어 민란이 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가져다가 무리 앞에서 손을 씻으며 이르되: 24. Da aber Pilatus sahe, daß er nichts schaf.. 2023. 5. 1.
2022년 신학기, 일반고 학생들의 학폭 대응기 춥고 건조한 겨울을 푸르게 지나온 소나무가 조금은 수척해진 얼굴로 솔잎마다 낱낱이 따스한 봄햇살을 쬐며 온 산과 마을로 푸른 숨을 내뿜고 있는 봄날입니다. 어느새 우리 마을의 골목길까지 노란 송화가루가 날려와 골목길이 노랗습니다. 봄날의 숲속은 또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교실처럼 시끌시끌 소란스러운가봅니다. 겨우내 마른풀 더미 밑에 움츠려 있던 숲의 작은 생명들이 깨어나며 흙을 들썩이는 소리, 마른 가지 끝 노랑빛을 피우던 산수유꽃이 지고, 듬성듬성 분홍빛을 피우던 진달래가 진 후 비로소 산은 연두빛 살을 찌우기 시작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얼굴처럼 활짝 활짝 빛이 납니다. 하얀 목련이 교정을 환한 등불처럼 밝히는 3~4월의 신학기 교실에서는 책상도 낯설고 담임선생님 얼굴도 낯설고 앞으로 일 년을 함께 .. 2023. 4. 30.
사랑 때문에 조진호와 함께 하는 바흐의 마태수난곡 순례 BWV 244 Matthäus-Passion / 마태수난곡 No. 30 사랑 때문에 마태수난곡 2부 58번 음악듣기 : https://youtu.be/J3cMlrpVOyc 58(49) 코멘트 소프라노 아리아 사랑 때문에, 사랑 때문에 나의 구주는 죽으려 하시네 단 하나의 죄도 알지 못하시는 그가 영원한 파멸과 심판의 형벌을 내 영혼에서 떨쳐버리시기 위해, Aus Liebe, Aus Liebe will mein Heiland sterben, Von einer Sünde weiß er nichts, Daß das ewige Verderben Und die Strafe des Gerichts Nicht auf meiner Seele bliebe. 지난 시간에는 빌라도.. 2023. 3. 24.
나는 까막눈 국민학교를 졸업한 후 중학교를 졸업한 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교를 졸업한 후 나는 까막눈이 되었네 보이는 세상은 태초의 흑암 불과 100년 전에 쓰여진 우리 조상의 역사서도 나는 읽을 줄 모르게 되었다 정약용 선생이 아들에게 보낸 친필 편지도 일연 스님의 도 나는 읽을 줄 모르게 되었다 홍익인간의 단군이 나온다는 과 도 가믈가믈 현묘하다 중도와 중용도 모르면서 중3학년이 되어 치른 중간고사에서 올백을 맞았을 때(음악 빼고) 눈먼 기쁨 그 너머로 별통별처럼 스치던 깨달음 지금 학교 선생님들이 여기저기서 아무 쓸데없는 장난을 치고 계시는구나 교실의 칠판을 그대로 선생님 입말을 그대로 절대 믿음 절대 복사 그렇게 나는 까막눈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문득 가슴으로 스친 그 한 톨의 진실을 국민의 의무.. 2023. 3. 14.
나무는 참선하는 사람 나무는 참선하는 사람 한 자리에 오롯이 앉아서 땅의 흙을 끌어 안으려는 뿌리들의 결가부좌(結跏趺坐) 둥치의 꽂꽂이 세운 허리 숨으로 나를 지우는 무념무상(無念無想) 잔가지들의 자유로운 비상(飛上) 참선하는 나무가 걸어다니는 나무에게 지구별에서 꿈꾸는 하나의 소망은 아마도 나란히 곁에 앉아서 평화의 숨을 나누자는 천명(天命) 숨을 쉬는 일 숨을 쉬는 일 숨 하나로 나를 지우는 일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 이 땅에서 천국의 안식을 누리는 삶 2023. 2. 26.
망해도, 살아내기 망해도, 살아내기 -「망하면 망하리라」 1934. 4월 - “난 한 마리 똥개가 될 거예요. 우직하게 그러나 컹컹 계속 짖으면서, 도둑들로부터 우리 집 사람들을 지키면서…” 지난 주 한 집필 원고의 공동 기획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 나이 지긋하신 어느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대략의 집필 방향과 각자의 몫을 나눈 뒤에 자연스레 ‘요즘 나라꼴’에 대한 한탄이 이어지던 중간이었다. 반(反)생명적인 정치·경제 시스템이 너무나 견고하고 높은 벽과 같다고 모두가 속상해했다. ‘우리 집’이란 은유가 정확히 무엇을 지칭하는지 물을 기회는 없었지만, 대략 짐작은 되었다. 예수께서 기도하셨듯이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도 이루어지길’ 소망하는 그리스도인들로서 ‘우리 집’이 어디겠는가? 생명을 살리고 권위와 소유를 나누며 .. 2023. 2. 15.
별, 중의 별 보아도 보이지 않는 별무리가 보고프면 별, 중의 별 중학생 아들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흐르는 성운 이마와 턱과 양 볼의 우주 손길이 닿는 곳마다 별은 별을 낳고 별과 별 사이로 펼쳐진 빈 하늘에 스치는 생애 맨 처음 얼굴 중학생의 얼굴에 빛나는 별무리 중용과 중도의 은덕이 깃든 사람의 얼굴 아침 저녁으로 만나고 헤어지는 찰라마다 청년 윤동주의 별이 바람에 스치듯 우리는 이마와 이마를 맞대어 서로의 우주를 향하여 평화의 인사를 나눕니다 2023. 2. 15.
BWV 244 Matthäus-Passion / 마태수난곡 No. 29 그가 무슨 일을 하였느냐? BWV 244 Matthäus-Passion / 마태수난곡 No. 29 그가 무슨 일을 하였느냐? 마태수난곡 2부 56~57번 마태복음 27:23 음악듣기 : https://youtu.be/PcoyJf1ko8A 56(47) 내러티브 에반겔리스트 23 빌라도가 이르되 23. Der Landpfleger sagte: 대사 빌라도 23 어찜이냐 무슨 악한 일을 하였느냐 23. Was hat er denn Übels getan? 57(48) 코멘트 소프라노 레치타티보 그분은 우리 모두에게 선한 일을 하셨습니다. 눈먼 이에게는 눈을 뜨게 하셨고, 걷지 못하는 자에게는 걷게 하셨으며: 우리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들려주셨으며, 악한 것들을 내쫓으셨으며: 슬픔에 싸인 자들을 일으켜 세워 주시고 죄인들을 영접해 주셨습니다.. 2023. 1. 31.
BWV 244 Matthäus-Passion / 마태수난곡 No. 28 빌라도 그리고 바라바 조진호와 함께 하는 바흐의 마태수난곡 순례 BWV 244 Matthäus-Passion / 마태수난곡 No. 28 빌라도 그리고 바라바 마태수난곡 2부 54~55번 마태복음 27:15~22 음악듣기 : https://youtu.be/EcEEmTO_Flc 54(45) 내러티브 에반겔리스트 15.명절이 되면 총독이 무리의 청원대로 죄수 한 사람을 놓아 주는 전례가 있더니 16.그 때에 바라바라 하는 유명한 죄수가 있는데 17.그들이 모였을 때에 빌라도가 물어 이르되 15. Auf das Fest aber hatte der Landpfleger Gewohnheit, dem Volk einen Gefangenen loszugeben, welchen sie wollten. 16. Er hatte aber zu d.. 2023.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