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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의 ‘하늘, 땅, 사람 이야기/김기석의 새로봄33

어둠을 찢는 사람들 어둠을 찢는 사람들 “천사가 안으로 들어가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기뻐하여라 은혜를 입은 자야,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신다.’“(눅 1:28) 주님의 평안을 빕니다. 참 힘겨운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 오후에 있었던 당회는 zoom이라는 툴(tool)을 통해 진행했습니다. 모일 수 없었기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습니다. 낯선 소통의 창구였지만 많은 분이 동참해주셨습니다. 이렇게라도 할 수 있음이 다행스럽다 하겠습니다. 모처럼 보이는 얼굴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특별한 결정 사항은 없었지만,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얼굴을 맞대고 만날 시간이 자꾸 미뤄지는 것 같아 속상합니다. 새벽 기도회조차 할 .. 2020. 12. 17.
함께 지어져 가는 우리 함께 지어져 가는 우리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 2:21-22, 개역성경) 어두운 세상에 빛으로 오시는 주님의 은총과 평강이 교우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불안함이 우리 마음을 시시각각 괴롭히기에 우리의 방패이신 주님의 도움을 청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걸어온 한 해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또 새로운 한 해를 기획해야 하는 당회조차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비감스럽기만 합니다. 이것도 우리가 처한 현실이니 감내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지에 흩어져서 선교 사역을 감당하던 초기 감리교도들은 모일 .. 2020. 12. 11.
가젤의 지혜 가젤의 지혜 “자비하신 하나님, 주님께 구하오니, 주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뜨겁게 원하고, 사려 깊게 탐구하고, 진실하게 인식하고, 온전하게 설명하여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게 하옵소서. 아멘”-토마스 아퀴나스의 기도 빛으로 오시는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우리 마음과 우리 가운데 임하시기를 빕니다. 주님께서 오늘 수학능력 시험을 보고 있는 모든 수험생의 마음도 굳게 붙들어 주시기를 빕니다. 날이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저절로 몸이 움츠러집니다. 저는 차가운 음료는 좋아하지 않지만 대기의 서늘함은 좋아합니다. 찬 기운을 느끼며 걸을 때 왠지 살아있다는 느낌이 강렬해지기 때문일 겁니다. 가끔 소파에 느긋하게 기댄 채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강인한 모습을 볼 때면 저도 모르게 몸을 곧추.. 2020. 12. 5.
소망을 품은 기다림의 시간 소망을 품은 기다림의 시간 “지혜 있는 사람은 하늘의 밝은 빛처럼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길로 인도한 사람은 별처럼 영원히 빛날 것이다.“(단12:3)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우리 가운데 늘 임하시기를 빕니다. 우리는 지금 교회력의 새로운 시작인 대림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끝과 시작이 손을 잡고 시간의 한 사이클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신비합니다. 홍수 이후에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하셨던 말씀이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땅이 있는 한, 뿌리는 때와 거두는 때, 추위와 더위, 여름과 겨울, 낮과 밤이 그치지 아니할 것이다”(창8:22). 계절의 변화를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헤아리고, 그 시간의 갈피에 깃든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기다림의 절기입니다. 막연한 기다림이 아니라 소망을.. 2020. 11. 27.
우리가 함께 지어가는 삶의 이야기 우리가 함께 지어가는 삶의 이야기 “주님의 길은 바다에도 있고, 주님의 길은 큰 바다에도 있지만, 아무도 주님의 발자취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시편 77:19)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교우 여러분의 가정에 임하시기를 빕니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방역단계가 1.5단계로 올라갔습니다. 교회는 좌석 수의 30%의 교인만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좌석 수보다 많은 교인이 참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앞섭니다. 익숙해지지 않는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무시할 수도 없는 현실입니다. 적응하며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에게는 인내가 필요하다”(계14:12)는 말씀을 날마다 곱씹고 있습니다. 화낼 일도 아니고, 한숨을 내쉴 일도 아닙니.. 2020. 11. 21.
세 겹 줄처럼 든든하게 세 겹 줄처럼 든든하게 “혼자 싸우면 지지만, 둘이 힘을 합하면 적에게 맞설 수 있다.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전도서 4:12)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가을의 막바지인 지금 형형색색의 단풍이 참 아름답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다가 다양한 색이 어울려 꽃보다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저절로 ‘야, 좋다’라는 감탄이 터져나왔습니다. 어쩌다 보니 올해는 가을 산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붉나무를 보지 못한 것이 참 아쉽습니다. 도봉산 오르는 길에 만나곤 했던 나무들도 떠오릅니다. 계절을 낭비한 것 같아 속이 상합니다. 돌아가신 박 목사님께서 웃으며 하신 말씀이 가끔 떠오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가면 하나님이 이렇게 물으실 거랍니다. “그대는 어디에서 왔소?“ “예, 저는 .. 2020. 11. 14.
세속의 성자들 세속의 성자들 "어떤 곳에 이르렀을 때에, 해가 저물었으므로, 거기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는 돌 하나를 주워서 베개로 삼고, 거기에 누워서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있고,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아 있고, 하나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창28:11-12) 주님의 평화가 모든 이들에게 임하시기를 빕니다. 별고없이 잘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지난 두 주 동안 교우들께서 보내주시는 메시지를 보며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감염병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자기 삶을 알차게 가꾸기 위해 애쓰신 교우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접속을 유지했기에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다는 고백은 우리 가운데 신앙이 어떻게 작동하.. 2020. 11. 6.
쓰라림을 빛나는 보석으로 바꿀 때 쓰라림을 빛나는 보석으로 바꿀 때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당합니다.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요, 따로 따로는 지체들입니다.”(고전12:26-27) 평강의 주님이 우리 가운데 늘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별고 없으셨는지요? 시간 여행자인 인간은 언제나 앎과 모름 사이, 빛과 어둠 사이, 기쁨과 슬픔 사이, 확신과 회의 사이에 걸린 외줄을 타고 삽니다. 어지간히 익숙해지긴 했어도 균형을 잡고 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 가운데서도 맑고 선선한 웃음을 지으며 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한 동안 미세먼지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초미세먼지가 ‘나쁨’ 단계에 이르렀다는 뉴스 보도를 보았습니다. 대기의 정체(停滯) 때문이.. 2020. 10. 29.
의의 연장이 되어 의의 연장이 되어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의 지체를 죄에 내맡겨서 불의의 연장이 되게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여러분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난 사람답게, 여러분을 하나님께 바치고, 여러분의 지체를 의의 연장으로 하나님께 바치십시오.”(롬6:13) 주님의 은총과 평화를 기원합니다. 기쁘게 즐겁게 한 주를 지내고 계신지요? 서늘한 바람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나날입니다만 뜻하지 않은 황사가 푸른 하늘을 가리고 있네요. 한 동안 미세먼지 걱정을 잊은 채 지냈는데, 우리가 처한 현실의 엄중함을 다시 자각하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시드럭부드럭 꽃들이 스러지고 있지만 개망초 쑥부쟁이 바늘꽃은 여전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장하고 예쁩니다. 말은 통하지 않으니 따뜻한 눈빛을 보내 그 명랑한.. 2020.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