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



며칠 동안 머리가 아파 앓아누웠던 우영기 속장님이 주일을 맞아 어려운 걸음을 했다. 윗작실 꼭대기,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겨울만 되면 연례행사 치루 듯 병치레를 하는 속장님. 두 눈이 쑥 들어간 채였다. 예배를 마치고 인사를 하는데 보니 머리에 하얀 것이 붙여 있었다. 파스였다. 


다리가 아파 꼼짝을 못하는 김을순 집사님을 찾았을 때, 집사님은 기도해 달라시며 주섬주섬, 아픈 다리의 옷을 걷었다. 가늘고 야윈 다리, 걷어 올린 집사님의 다리에도 파스가 붙여져 있었다.


언제 붙였는지 한쪽이 너덜너덜 떼진 채 겨우 매달려 있는 파스였다. 만병통치인양 아무데고 붙는 파스, 아픔을 다스릴 방법이라곤 그것이기에.

-<얘기마을>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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