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31 고무신 어릴 적 많이 신었던 신은 고무신이었다. 고무신도 두 종류였는데, 그중 많이 신었던 건 검정고무신이었다. 시커멓게 생긴 건 영 볼품이 없었지만 질기긴 엄청 질겼다. 쉽게 닳거나 찢어지지 않아 한번 사면 싫도록 신어야 했다. 땀이 나면 잘 벗겨져 뜀박질을 할 땐 벗어 손에 들고 뛰기야 했고, 잘못 차면 공보다도 더 높이 솟아오르기도 했던 고무신, 고무신은 수륙양용이었다. 사실 고무신은 땅보다도 물에서 더 편했다. 젖는 걸 걱정할 필요 없이 언제라도 물에 들어갈 수 있었고, 때론 잡은 고기를 담아두는 그릇 용도로도 쓸 수 있었다. 싫도록 신었던 고무신. 검정 고무신을 신을 때에는 흰 고무신이 부러웠다. 하얀 빛깔은 얼마나 깨끗했으며 그에 비해 검정 고무신은 얼마나 누추해 보였는지. 때가 지나 흰 고무신을 신.. 2021. 12.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