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를 보며



전에 없던 개미가 방안을 돌아다닌다. 처음에는 보이는 대로 밖으로 집어 던졌지만, 그래도 없어지질 않아 파리채로 잡기 시작한다.


왜 갑자기 개미가 생겼을까? 개미를 불러 들일만한 맛있는 음식을 방안에 둔 건 아니었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 이유를 미루어 깨닫는다.


여름을 보내며 중요한 일과 중의 하나는 파리 잡기였다. 주위에 소를 키우는 집이 많다보니 파리가 여간 많은 게 아니었다.


파리채로 잡은 파리들을 뒷문을 열고 뒤꼍에 버리곤 했는데 그게 바로 개미가 생긴 이유였을 것이다.


우연히 그곳을 지나던 개미가 그곳에 밥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뒤 한두 번 더 지날 때도 먹을 것이 풍족히 있음을 알게 되자 친구들을 불렀지 싶다. 그 깨달음이 묘하게 나를 흥분시킨다. 조급하게 결과에 집착하여 실망해선 안 된다. 외진 시골목회에선 더욱 더.


-<얘기마을> 19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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