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91 편히 쉬십시오 당신 떠나시는 날 찬비가 내렸습니다. 을씨년스럽게 불어대는 바람과 함께 흩뿌린 겨울비는 가뜩이나 당신 보내며 허전한 우리의 마음을 더욱 어렵게 했습니다. 질컥질컥 내리는 겨울비가 여간 궂은 게 아니었지만 어디 당신 살아온 한 평생에 비기겠습니까. 부모님 세대는 아무래도 불행한 시절을 사셨습니다. 일제며, 난리며, 보릿고개며, 이래저래 8년씩이나 당신이 군 생활을 하는 동안 나무장사 품 장사로 홀로 자식을 키워야 했던 아주머니의 설움과 눈물. 병상에서 아주머니 눈물 흘리며 지난 시절 말하실 때 “뭘 지난 일을 갖고 그려” 하셨던 당신. 초등학교 그만둔 자식들이 “엄마, 호멩이질이 모두 글씨로 보여.” 했다며 재주 많은 자식들 못 가르친 한(恨) 눈물로 말할 때 깊이 팬 두 눈만 껌벅이셨던 당신. 바튼 된 .. 2021. 7.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