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06/022

골마다 언덕마다 이곳 단강엔 4개의 마을이 있다. 끽경자라고도 하는 단정, 흔히들 조부랭이라 부르는 조귀농, 사면에 물이어서 생긴 섬뜰, 그리고 병풍처럼 산에 둘러싸인 작실이다. 작실 마을엔 다음과 같은 여러 이름이 있다. 골마다 언덕마다 이름이 있다. 들은 대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마지막골, 자작나무골, 느티나무뒷골, 배나무골, 바우봉골, 넓적골, 안골, 움북골, 절너메, 절골, 옻나무고개, 아래턱골, 작은논골, 큰논골, 섬바우골, 터골, 서낭댕이골, 춤춘골, 장방터골, 작은고개, 큰죽마골, 작은죽마골, 구라골, 작은 능골, 큰능골, 댕댕이골… 골마다 언덕마다 이름을 붙인 조상들이 좋다. 그 이름 아직도 기억하는 마을 사람들 또한 좋다. 모두가 참 좋다. 1988년 2021. 6. 2.
한국은 섬나라가 아닌, 대륙과 하늘의 나라다 해외 여행이라 하면 비행기가 먼저 떠오른다. 지금은 코로나 비상시기로 출입국이 엄격한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생각해 보면 비행기를 타고 가는 하늘길이 아니고선, 지구상의 그 어느 다른 나라든 갈 수 없는, 땅의 길이 막힌 처지가 현재 한국의 입장인 셈이다. 세삼스레 이런 현실을 떠올리다 보면 가슴 한 구석이 갑갑해진다. 마치 지구촌의 대륙으로부터 한국이라는 나라가 뚝 떨어져 섬처럼 고립된 것 같아서 스스로의 입지를 돌아보게 된다. 마치 일본처럼 섬나라가 된 한국은 아닌지. 그래서 국민들의 정서까지도 섬나라의 폐쇄성을 은연중에 닮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를 내려놓지 못할 때가 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구한말 한국이 일제강점기의 수탈을 겪으며, 광복 직후 열강들이 이 땅에서 일으킨 6.. 2021.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