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사진/김승범



아랫말인 단강리에 살고 계신 분 중에 한호석 씨라는 분이 계시다. 부론에 나가면 자주 만나게 되는데 만나면 시간이 얼마건 꼭 차를 사신다. 한문은 물론 동양사상이나 고전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셔서 배울 게 많은 분이다.


얼마 전엔 흥호리에서 버스를 같이 타게 되었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그분은 ‘실천‘이란 말의 뜻을 풀이해 주었다.


‘實踐‘이란 말의 본래 뜻은 ’하늘 어머니‘(宀+母)가 주신 보물(見)을 두 개의 창날(戈戔) 위를 맨발(足)로 지나가듯 조심스레 지키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쉽게 자주 말해왔던 실천이란 말 속에 참으로 귀한 뜻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창날 위를 맨발로 걷듯 조심스레 하늘 뜻을 행하는 것.‘


말로 신앙을 팔아 버리기 잘하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귀한 교훈일까. 그럴듯한 지식놀음을 성서연구로 아는 이들에게 또한 좋은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자칫 무리하면 와삭 발이 벨 수도 있음을 삶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일이었다. 고마운 깨달음이었다.

<얘기마을>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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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모종

 

 


좋아요
참 좋아요
너무 좋아요

우리집 마당 돌담 밑에는
엄니가 딸을 위하여 어렵사리 구해오신

올해만 세 번째로 여차저차
이렇게 심어 놓으신 어린 박모종이 살고 있어요

정말 좋아요
비가 오는 날도 좋아요
해가 쨍한 날도 좋아요

아무리 외롭고 쓸쓸한 저녁답이라도
하얗고 순한 박꽃은 새벽답까지 

어둠과 나란히 밤길을 걸어가는 
다정한 길벗이 되어주지요

초여름부터 
둥근 박이 보름달을 닮아 익어가는 늦가을까지

하루도 어김없이 
박꽃은 하얗고 순한 얼벗이 되어주지요

고마워요
참 고마워요
너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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