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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53

집배원 아저씨와 복순이 집배원 아저씨가 "등기왔습니다!" 싸인을 받으시고 대문을 나서려는데 우리집 대문지기 복순이가 "멍~멍~멍" 집배원 아저씨가 허리를 구부리시며 덩치 큰 복순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복순이는 땅에 납작 업드리며 큰 앞발로 아저씨 신발을 꼭 붙잡고 안 놓아준다 집배원 아저씨는 "반갑다고? 형아~ 이제 가야한다아" 하시고는 바쁜 걸음으로 대문을 나서며 오토바이에 올라타신다 그 짧은 순간 망설이다가 건넨 아쉬운 한마디 "오빠얀데요..." 아저씨가 "아, 그래요!" 하시며 한순간 푸른 하늘처럼 멍해지신다 2021. 5. 15.
경외의 마음 담아, 오롯한 사랑을 나누며 시편 5편 7절 당신의 크신 사랑만을 믿고 나는 당신 집에 왔사옵니다. 주님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당신의 거룩한 성전을 향하여 엎드립니다.(《공동번역》) 我欲入主室 暢沾主膏澤(아욕입주실 창첨주고택) 爰具敬畏心 朝拜爾聖宅(원구경외심 조배이성택) 나 바라기는 주님집 내실에 들어 풍성한 은택에 넉넉히 젖고 경외의 마음 담아 당신 전에서 예배하는 것이옵니다(《시편사색》, 오경웅) 시인은 주님의 내실(內室)에 들기 원합니다. 당(堂)도 아니고 청(廳)도 아니라 실(室)입니다. 주님과 공적인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만나고자 함(廳)도 아니고, 손님으로 찾아와 격식을 갖추고자 함(堂)도 아닙니다. 시인은 그저 주님과 내밀한 만남을, 있는 모습 그대로 다 보여주고 싶은 만남을 원하고 있습니다. 내실(內室)은 사랑하는 장소.. 2021. 5. 15.
세월의 강 겨울비 내리는 강가는 유난히 추웠다. 그만큼의 추위라면 눈이 맞았을 텐데도 내리는 건 비였다. 내리는 찬비야 우산으로 가렸지만 강물 거슬러 불어대는 칼날 바람은 쉽게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가장자리 얼어가는 강물이 잡다한 물결을 일으키며 거꾸로 밀리고 있었다. 하늘은 잿빛으로 낮게 내려앉았다. 한참을 떨며 강 건너 묶여있는 배를 기다렸지만 뱃사공은 나타나지 않았다. 강 하나 두고 떠난 사연은 무엇일까. 지난해 가을 10여년 만에 고향을 찾은 유치화 청년의 지난 내력을 알기 위해 교회 젊은 집사님과 마을 청년과 치화 씨와 함께 길을 나선 것이다. 이쪽 부론은 강원도, 짧은 폭 강 하날 두고 겨울비 속 풍경화처럼 자리 잡은 저편은 충청북도. 유치화 청년의 먼 친척이 살고 있는 곳이다. 기구한 사연 속, 열세 .. 2021.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