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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303

나뭇가지 손 마른 나뭇가지에서 꽃이 피고 잎이 피듯 어머니의 손끝이 갈라져서 연분홍 꽃이 피어나고 아버지의 손마디가 툭툭 불거져서 푸르른 잎이 피어난다 오늘도 찻잎을 매만지는 손이 나뭇가지를 닮아갈 무렵 저녁밥 먹으러 오너라 부르는 소리 없는 쓸쓸한 저녁에 나뭇가지가 나뭇가지에게 어진 손을 뻗는다 2021. 4. 30.
작은 웃음 하나 만나기 위해 -애광원을 다녀오며 웃음 하나 만나기 위해 작은 웃음 하나 만나기 위해 먼 길을 걸어왔어요. 돌아설 수도 비켜갈 수도 없는 길이었어요. 내가 잡은 것 무엇인 줄 모르고 나를 잡은 것 무엇인 줄 모르는 길이었어요. 웃음이 무엇으로 소중한지 몰랐어요. 무엇으로 웃음이 터지는지도 몰랐고요. 버릴 수 없는 표정들을 버리지 않았을 뿐, 더는 몰랐어요. 이처럼 예쁠 수가 있을까요? 이처럼 고울 수가 있을까요? 아무 것도 없이 기막히게 없이 줄기도 가지도 없이 문득 문득 하늘로 피어나는 천상의 꽃. 웃음 하나 만나기 위해 작은 웃음 하나 만나기 위해 하루처럼 걸어온 먼 길. - (1992년) 2021. 4. 30.
님께 바쳐지이다 “하나님의 계획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통일시키는 것입니다.”(엡 1:10) 주님의 평화와 은총을 빕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시절은 여전히 어수선하기만 합니다. 주말부터 주초께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가 싶어 기대를 품어 보지만, 주중에는 어김없이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희망 고문처럼 느껴집니다. 조금 무심해져 보려고 하지만 교회 문을 닫고 있는 입장에서 그럴 수가 없군요. 이 곤고한 시간이 속히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교우들 가운데는 병원에 입원하신 분들도 계시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도 계십니다. 주님께서 힘겨운 시간을 견딜 힘을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 월요일 모처럼 아내와 용산가족공원을 천천히 걸었.. 2021.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