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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02

동중정(動中靜) 오늘도 나는 달린다 빙빙빙 날아다닌다 사분사분 가벼웁게 사월의 산새처럼 아침부터 밤까지 쉴 새 없이 배달의 기사님들처럼 공양간 초발심의 행자처럼 119구급대원들처럼 기도의 타종소리에 뛰어가는 수녀처럼 분과 초 단위로 살아간다 성성적적(惺惺寂寂) 매 순간을 깨어서 땅과 하늘을 빙빙빙 춤을 추듯 날아다닌다 12시간을 앉았던 정중동(靜中動)으로 12시간을 달리는 동중정(動中靜)을 산다 심심한 생각 한 자락이 이마를 스친다 어느 쪽이 더 쉬운가? 12시간의 정중동일까? 12시간의 동중정일까? 2021. 4. 20.
내 적이 얼마나 많은지요 시편 3편 1절 야훼여! 나를 괴롭히는 자 왜 이리 많사옵니까? 나를 넘어뜨리려는 자 왜 이리 많사옵니까?() 吾敵何多(오적하다) 내 적이 얼마나 많은지요(《시편사색》, 우징숑) 당신께 나아가기로 결심하거나 마음을 다지면 걸리는 것들이 뭉게구름처럼 일어나 저를 덮치면서 말립니다. 아직 때가 아니고, 그건 지금은 무리고, 나중에 해도 된다고 속삭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닥쳐오는 현실의 무게로 내리누르기도 하고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음에도 이런저런 걱정덩어리들을 마음에 던져 휘청이게 하고 팔과 다리를 묶기도 합니다. 주님 사실 제 적은 제 안에 가장 많습니다. 그 적이 제 약점을 잘도 파악하고, 때도 기막히게 잡아서는 저를 꼼짝 못하게 만듭니다. 적절한 핑계와 합리화라는 그럴듯한 선물을 주며 다음 기회엔 할 .. 2021.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