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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93

한 말씀만 하소서! 시편 1편 2절 야훼께서 주신 법을 낙으로 삼아 밤낮으로 그 법을 되새기는 사람 (《공동번역》) 優遊聖道中 涵泳徹朝夕〔우유성도중 함영철조석〕 거룩한 말씀 새김질하며 거닐며 종일 그 말씀에 젖어드노라(《시편사색》, 우징숑) 어떤 이가 신앙생활을 잘하고픈 젊은이에게 물었다고 합습니다. 평생을 믿으면서 살아가는 이 여정에서 무엇을 얻을 것 같습니까? 젊은이가 머뭇거리자 자답하길, 평생 이 여정을 통해 몸맘, 영혼을 꿸 단 한마디 말씀을 얻으면 충분합니다. 그 한 말씀을 펼치면 성서 전체가 녹아져 있거니와 우주를 담고도 남을 만큼이 됩니다. 이 한 점 인생을 담기에는 너무도 넉넉하지만 그 말씀을 거두어 마음에 새기면 좁디좁아 바늘 끄트머리같은 마음 중심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습니다. 우러르면 흔들림없는 북두성이 .. 2021. 4. 9.
막연한 소원 어둠이 한참 내린 저녁, 아내가 부른다. 나가보니 작실에서 광철 씨가 내려왔다. “청국장 하구요, 고구마 좀 가지고 왔어요. 반찬 할 때 해 드시라고요.” 그러고 보니 광철 씨 옆에 비닐봉지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는데, 그 중 하나엔 허옇게 덩이진 청국장이 서너 개 담겨 있었다. “청국장을 누가 했어요?” 아버지와 광철 씨 뿐 청국장을 띄울만한 사람이 없다. “제가 했어요. 그냥 했는데 한번 먹어보니 맛이 괜찮던데요.” 사실 난 청국장을 잘 안 먹는다. 아직 그 냄새에 익숙하질 못하다. 그러나 광철 씨가 띄운 것, 비록 광철 씨 까만 손으로 만든 것이지만 그 정을 생각해서라고 맛있게 먹으리라 생각을 하며 받았다. 식구들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고 보니 광철 씨와 편하게 얘기 나눈 지도 오래 되었다. 중학.. 2021. 4. 9.
사건을 일으키는 만남 “끝으로 말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온전하게 되기를 힘쓰십시오. 서로 격려하십시오. 같은 마음을 품으십시오. 화평하게 지내십시오. 그리하면 사랑과 평화의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고후 13:11)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우리 가운데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부활절을 지나면서 마치 오래 입은 상복을 벗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구별되게 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삼감의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사순절 기간 동안 저를 사로잡았기 때문일 겁니다. 시편 시인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입고 있는 슬픔의 상복을 벗기시고 기쁨의 나들이옷을 갈아입히신다고(시 30:11) 고백하지만, 아직 기쁨의 나들이옷은 준비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며칠 청명하더니 또 다시 미세먼지가 우리 시야를 가리고 있습니다... 2021.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