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움



오랜만에 비가 내린다. 목말랐던 땅이, 나무와 풀이 마음껏 비를 맞는다. 온 몸을 다 적시는 들판 모습이 아름답다. 


석 달 가뭄 끝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흙먼지 적실 때, 그때 나는 냄새처럼 더 좋은 냄새가 어디 있겠냐 했던 옛말을 실감한다. 

 


"타-닥. 타-닥. 타다닥" 


잎담배 모 덮은 비닐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더없이 시원하다. 
땅속으로 스며들어 뿌리에 닿을 비, 
문득 마음 밑바닥이 물기로 젖어드는 싱그러움.

-<얘기마을> (1995년)

'한희철의 '두런두런' > 한희철의 얘기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박꽃  (0) 2021.03.08
할아버지의 아침  (0) 2021.03.07
싱그러움  (0) 2021.03.06
어느 날의 기도  (0) 2021.03.05
새벽 강  (0) 2021.03.04
봄 들판  (0) 2021.03.03
posted by